한국통신과 데이콤 사이에 끊임없이 이어져 온 불공정 시비가 결국 한국통신에 대한 벌금 부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데이콤이 최근 통신위원회에 제소한「한국통신의 설비제공차별에 의한 부당 고객유인행위」에 대해 1천만원의벌금을 부과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18일까지 한국통신으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받아조만간 통신위원회를 개최, 벌금 부과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자사의 행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법적인 근거가 없는데다 데이콤이 주장하고 있는 「부당고객유인」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고있어 이번 사안을 놓고 정통부와 강력히 맞서고 있다.
벌금부과의 대상이 된 사건은 지난 6월 데이콤이 유치한 전용회선 고객에대해 한국통신이 설비부족을 이유로 시내구간 회선개통을 거부한 데서 출발한다.
사건개요는 이렇다. 데이콤 경북지사는 5월 16일 H금속으로부터 대구-서울간 56Kbps 전용회선 1회선을 유치하고 대구 범어전화국과 서울 광진전화국에각각 시내회선을 5월20일까지 개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광진전화국은 6월13일 「공관로와 심선이 없어 개통 불가하며 98년하반기에야 개통 가능하다」고, 범어전화국은 「중계실 유니트가 없어 개통불가하며 7월 중순경에야 개통 가능하다」고 각각 통보했다.
한국통신은 그러나 H금속이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는 계열사를 통해 시내전화회선 신청을 하자 하루만에 개통해 준 데다 서대구전화국을 통해 같은구간에 대한 전용회선을 재유치, 7월1일자로 개통시켰다는 것이다.
데이콤은 이 사건이 전기통신사업 공정경쟁보장지침 제10조 2항, 제13조 1항과 양사간 전기통신설비 제공에 관한 협정서 제8조 1항을 위반한 것이며「타사 정보유용행위의 중지 및 타사 고객정보 보호계획 제출」과 「차별적인 설비제공 중지 및 향후 제공계획 제출」을 명령한 95년 12월 19일자 정보통신부 장관의 시정명령을 위반해 재발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통신위원회에 제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사실 여부는 문제의 초점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법조문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벌금을 부과할 수있는 항목이 없으며 전기통신사업법 상의 처벌규정도 이 경우에는 해당되지않는다』고 반박했다.
사실은 인정하더라도 법 적용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사업법 상에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벌금이 부과될 수 있는데도 1천만원 정도로 무마하려는 것은 한국통신의 명백한 불공정행위를 정부가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정은 정보통신부가 내릴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총연합회출범 등으로 통신사업자들간의 자율조정이 강조돼 온 시점에서 통신사업자끼리의 분쟁으로 한국통신에 벌금이 부과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할 경우 양사간감정의 골을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패일 게 분명하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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