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존재의미는 우수한 제품이나 선진기술력 보유가 아니라, 소비자가 그 기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70년대만 해도 우리경제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던 시대여서 물건만 만들어내면 그뿐이었으며, 품질이나 사후처리는 「나 몰라」라는 식이었다. 그러나현재는 국민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제품의 질이 비슷해졌기 때문에 가격경쟁이나 품질경쟁은 기본사항으로 되어버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또다른무엇을 찾아서 고객에게 호소해야만 하게 되었다.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기위해서 없는 것은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것도 새롭게 포장해 보여주어야만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고객만족」 「고객감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모든 기업이 유행처럼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객감탄」이라는 용어까지 나와 도대체 무엇이 고객만족이고 감동이며 감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정도로 고객만족이라는 용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판단력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말 그대로 「고객만족 인플레이션시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내세우는 고객만족의 여러 문구와 구호는 실질적인 서비스 향상을위해 자세를 확립하자는 의도도 있으나 홍보적 차원의 효과를 노리는 것도상당수 존재한다. 진정한 고객만족은 요란한 구호보다는 현실적인 애프터서비스체계의 개선과 친절한 고객응대,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 마련등 고객만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만족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세 가지정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고객만족 철학(Customer Satisfaction Philosophy)의 정립이다. 이윤추구라는 목적을 위해서만 기업을 경영한다면 결코 고객만족이라는 말은 실천되지 못하고 말 그 자체에서 머무르고 만다. 고객에게 무언가 편리함과 만족감을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사명감이 우선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객만족의 실천이 없는 가식적인 표현은 현명한 소비자의 「외면」이라는 명쾌한 판결만이 기다릴 뿐이다.
둘째, 고객만족 시스템의 마련이다. 고객만족 시스템이란 고객의 소리(VOC:Voice of Customer)를 듣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탁상공론식으로 만들어진 비현실적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므로 개발단계부터 고객을 참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객평가단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서 이들에게 先사용토록 한 후 소감 등을 물어 반영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셋째,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고객만족은 제품 그 자체뿐 아니라 이를판매하는 영업, 사후를 관리하는 애프터서비스, 고객지원활동 등 많은 것이고객접점에 있는 사원에 의해 이루어진다. 친절이 몸에 배도록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의 필요성을 모두가 인식할 수 있도록전사적 차원에서 마인드를 가꾸어 가야 한다.
고객만족은 이제 문구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이상 고객에게 혼돈을 주어서는 안된다. 식상해진 고객만족을 너도 나도 외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심장부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한 진실된 고객만족 실천이하나하나 이루어져 갈 때 그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다. 고객만족이라는 구호를 외친다고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고객만족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객의 소리에 겸허하게 귀 기울여 꾸준한 관심과 개선노력, 혁신의지 등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기업만이 발전도 보장받을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진정한 고객만족을 이루고자 한다면 결코 고객만족이 기업생존의 도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고객만족까지 인플레이션이 되어서는 고객으로부터의불만도 인플레이션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래이동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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