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물결 (35);정보계 전산시스템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 금융권은 대략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단자 등을 포함한 금융관련업체들이 매년 구매하는 중대형컴퓨터 규모가 이처럼 크다 보니 중대형컴퓨터업계는 금융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국내 중대형컴퓨터시장의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권이 최근들어 금융시장 개방에 대응, 여러가지 경영혁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이 시장 개방에 대응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모색하고 있는 방안 중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전산시스템의 재구축.

보통 금융권의 전산시스템은 계정계와 정보계 시스템으로 나뉘어 구축되고있다. 계정계는 입출금을 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고 정보계는 이 자료를 회사경영 및 고객관리 등에 활용토록 재가공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중 정보계시스템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를 재구축하거나 증설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왜냐하면 단순히 입출금을처리하는 계정계 보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한 금융상품, 금융기법을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보계 시스템의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계는 계정계 시스템의 일부를 정보계로 활용하는 등 정보계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다는 점도 크게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권 중 정보계 시스템 재구축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증권업계. 올들어 이미 교보증권 등 7∼8개 업체가 정보계시스템 재구축에착수한 것을 비롯 올해안에 10여개 업체가 정보계시스템을 재구축 하거나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증권업체의 투자신탁업이 가능해지고 반대로 투자신탁업체의 증권업 진출이 가능해져 종합금융업을 지향하는 증권, 투자신탁업체의 정보계 시스템구축 사업은 앞으로도 크게 활기를 띨 전망이다.

증권에 이어 보험업계도 최근들어 정보계시스템의 재구축에 본격 나서고있다. 동부화재는 이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스템업체 선정에 들어갔으며H사는 대규모 시스템을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전산시스템에 관한한 가장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은행들이 최근들어 정보계 시스템의 재구축 의지를 보이고 있어 국내 진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은행, 동화은행, 보람은행 등 중견 은행 등이 정보계 시스템의 재구축에 착수한 것을 비롯 경기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과 제일, 한일은행 등 주요시중은행들도 정보계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대형컴퓨터업체의 한 금융영업 담당자는 『올들어 진행되고 있는 금융권의 정보계시스템 재구축 바람은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 판도를 뒤바꿀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욱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현재 금융권이 추진하거나 추진할 정보계시스템 재구축 경향중주목되는 것은 기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는 점』이라며 『이제 한번 시스템을 공급하면 후속 물량은 보장된다라는 인식이 지배하던 국내중대형컴퓨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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