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화 안된 내비게이터 탑재.. 한글프로96 사용자 불만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가 지난 17일 발표한 전략 제품 「한글프로96」에 한글화작업도 거치지 않은 미 넷스케이프사의 영문 브라우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를 그대로 탑재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사고있다.

한글프로96은 기존 「한글」시리즈 워드프로세서환경에서 몇번의 마우스클릭만으로 인터넷에 접속, 원하는 웹사이트를 검색할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일종의 통합소프트웨어. 인터넷기능을 제공하는 내비게이터는 한글과컴퓨터가 넷스케이프 측과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공급받은 것으로서 한글프로96은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워드프로세서와 브라우저가 하나로 통합됐다는 점에서발표 이전부터 큰 관심을 모아왔다.

특히 한글처리 기술과 경험에 관한 한 어떤 경쟁회사보다 앞선다는 한글과컴퓨터와 역시 인터넷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넷스케이프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한글프로96의 인기는 이미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한글프로96 기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네비게이터를 영문상태로 그대로 탑재해 한글도 영문도 아닌 아주 어정쩡한 제품이 돼버린것이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측은 『한글프로96의 츨시가 임박했는데도 내비게이터 한글판이 나오지 않아 영문판을 그대로 탑재했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인터넷 검색은 영문 브라우저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앞으로 한글버전이 나오면 안정성을 검토해 탑재할 수도 있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역시 영문버전이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글프로96을 구입한 사용자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인터넷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브라우저의 메뉴와 도움말이라도 한글화됐으면하는 입장을 한글과컴퓨터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업계도 『영문판을 그대로 탑재한 것은 출시가 임박한 시점까지도 미 넷스케이프가 한글화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국내에 이미 한글화가 된 다른 제품도 있는 데 사용자들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유독 영문 제품을 그대로 탑재한 것은 이해하기어려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컴퓨터에서 한글을 쓰기 위한 제품에 영문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번들 제공한다는 것은 어딘지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글과컴퓨터는 미 넷스케이프와 영문 내비게이터 물량계약을 체결,한글버전이 나오더라도 한글프로96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바꿔줄 수도 없는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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