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희 전자가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제품은 차세대 멀티미디어의 핵심인 TFT LCD로서 현재 기술수준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일본기업 제품에 비해 크기와 화면선명도, 소비전력 등이 모두 월등히 뛰어난 세계 최고의 제품입니다.』
해마다 십여개가 넘는 각종 전자관련 전시회에는 출품업체 부스마다 늘씬한 몸매에 뛰어난 미모, 빼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도우미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마케팅 개념이 변화하면서 행사나 전시회, 이벤트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에나 이처럼 제품이나 기업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모델들이 있다. 업계에서는 그들을 내레이터 모델이라고 부른다.
황윤재씨(20, 여)는 프러덕션 KTC(216-6911∼5)에 소속된 경력 7개월의 「신참」 내레이터 모델이다. 그녀는 전시회나 이벤트에서 이같은 내용을전문적으로 소개해주고 있다.
황씨가 내레이터 모델이 된 것은 아주 「신세대적」인 이유에서이다. 어려서부터 미인대회에 참가했고 실제로 미스 충남 경연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대전에서 CF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동료 언니의 소개로 내레이터 모델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그녀는 몸매와 미모에 대해서는 어지간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 연극학원에서 강의하는 내레이터 모델과정을 1개월간 수강하고 KTC 소속으로 본격적인 모델생활을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 정도로 치부되던 내레이터 모델이 이제는사회환경 변화로 어엿한 전문직종으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다는 믿음과 사람들 앞에서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도 즐겁다는 이유라고 한다.
이 때문에 황씨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안스러운 하루 8시간의 스탠딩 내레이션을 하는 것이 결코 지겹거나 힘들지 않다고 한다. 그 순간에는 재미가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에 돌아온 후에 피로를 느낀다고 한다.
내레이터 모델은 몸매와 미모, 적당한 매너와 화술을 갖추고 있는 젊은 여성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특히 신장이 평균치보다는 큰 것이 유리하다. 무대에 서는 모델의 속성때문이다. 내레이션의 경우 행사 주관회사가 사전에 일주일 가량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에 학원 강의같은 별도의노력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내레이터 모델의 수입은 일정치 않지만 대략 특A급의 경우 하루 15만원짜리도 있고 일반적으로는 일당이 8만∼12만원 선이다. 황씨처럼 프로덕션에소속된 모델들은 이것만 가지고도 생활이 충분하다고 한다.
또 모델이라는 직업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기 때문에 여기서 출발, CF나 영화, 드라마 등 연예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신세대에게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내레이터 모델은 외부의 시선끌기가 주목적이니 만큼 수명이 짧은것이 흠이다. 보통 20∼23세가 전성기이고 24세를 넘기면 「퇴물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또 경력이 많다고 해서 특별히 보수가 늘어나지 않는 것도 약점중의 하나이다.
이와 관련, 프러덕션KTC의 전경호 실장은 『내레이터 모델은 선진국의경우 이미 전문직종으로 확고한 위상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산업 발전추세에 비추어볼 때 내레이터 모델도 곧 전문직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레이터 모델은 모델중에서도 일정한 지적 수준이 요구되는 직종으로 학벌이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고 『KTC도 이에 대응, 일반 이벤트나 전시회뿐 아니라 국제회의용 전문통역 내레이션 모델 등을 확보, 육성할 계획이어서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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