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설비증설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부터 계속된 수요정체로 몸살을앓고 있는 PCB업계가 수출확대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덕그룹·LG전자·코리아써키트·이수전자·세일물산 등 최근 대폭적인 설비증설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주요 PCB업체들은현재의 국내외 거래처만으로는 증설분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많다고 보고 해외 대형거래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던텔레컴·휴렛패커드(HP) 등 소수 정예의 대형 거래처를 위주로 전체매출의 50% 정도를 직수출에서 거둬온 대덕전자는 지난해 설비증설로 공급여력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및 통신장비업체인 독일의 보쉬社를 비롯한 대형 수출선을 물색중이다.
국내 가전 3사에 대한 공급비중이 높았던 계열 대덕산업 역시 가전의 해외생산 가속화 추세에 따라 직수출을 강화키로 하고 해외 주 거래처인 도시바·소니 등에 이어 최근 AT&T에서 분리된 루슨트테크놀로지社에 유무선통신기기용 페놀 양·단면PCB 공급을 물밑 추진중이다.
고가의 다양한 PCB를 다품종 소량생산, 상당량을 직수출해온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다층기판(MLB) 설비증설분을 주로 해외에서 소화한다는 목표로 일본의 주요 거래처 외에 기존에 소량 공급해왔던 미국 모토롤러측과 셀룰러폰용 5‘7층 MLB를 대량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국내 최대의 연성PCB(FPC)업체로 삼성항공 등 삼성그룹사에 주력 공급해온세일물산은 지난달 전년대비 5배 가량 늘어난 월 5만장의 FPC설비를 확보한것을 계기로 일본 소니社로부터 업체승인을 받아 CD롬드라이브용 핀간 6라인급 FPC단면제품을 월 3천장씩 공급하는 등 직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또 세계적인 HDD업체인 시게이트社에 MLB를 수출해온 LG전자는 지난 상반기 말부터 도시바에 노트북PC용 초박판 PCB를 월 2천∼3천장씩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엔 저가의 「집드라이브」로 HDD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미국 아이오메가社로부터 월 8천장대의 MLB 대량공급을 제의받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이밖에 이수전자가 국내 컴퓨터시장의 침체에 대응, 내수위주에서 벗어나시게이트에 이어 굴지의 네트워크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社에 고다층 PCB를대량 공급중이며, 루슨트테크놀로지에 양면 및 MLB 대량공급을 추진중인 서광전자와 모듈PCB업체인 심텍·기라전자 등 최근에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한대부분의 PCB업체들이 직수출로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대적인 설비증설로 생산능력이 종전보다 보통 2배 이상 늘어나 MLB의 경우 업체당 월 3천∼4천장대 이상의 대형 공급처 확보가절실하다』며 『특히 생산능력이 배가된 만큼 구매단위가 큰 해외 대형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장차 사업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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