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프린터 등 컴퓨터 하드웨어 구입시 소프트웨어를 끼워 넣어주는 이른바 번들 판매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사용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한꺼번에제공,제품 활용도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출발하고 있다.
어차피 컴퓨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어느 한가지만 갖고는 쓸 수 없는특성을 갖고 있어 하드웨어공급사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 제품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반대로 소프트웨어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해 매출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하드웨어를 구입하면 기본적인 정품 소프트웨어가첨부돼 오기 때문에 불법 복제본을 사용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구매 부담을줄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이같은 측면을 고려할 때 번들판매는 일단 다양한 측면의 이해 당사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판매방법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이같은 번들판매의 기본적인 취지가 변질될 때여러가지 부작용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된다.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업계 선두권에 있는 일부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의식, 출혈을 감수한 번들 영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문제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번들되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일반적으로 정상제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흔하다. 심할 경우 실제 가격이 10%대 수준에 육박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번들 영업은 과열열된나머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한글과컴퓨터가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놓고 전개하고 있는 번들 경쟁을 대표적인 과열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 PC에 워드프로세서인 「훈민정음」을 탑재하며 단숨에 업계 선두인 한글과컴퓨터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 왔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는 『PC업계 시장점유율 1∼2위를 기록중인 삼성이 자사 워드프로세서를 넣어주는 영업전략은 자금력과 하드웨어 시장의 영향력을 이용해 시장을 장악하자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한글과컴퓨터는 스스로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번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삼보컴퓨터·대우통신·한국IBM·컴팩 등 국내 10여개 컴퓨터업체와 번들계약을 체결해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제공하는 업체의숫자와 판매량 측면에서 오히려 삼성전자를 크게 앞질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이같은 번들 전략은 대기업 삼성의 무차별 공세에 맞서기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결국 두 회사가 국내번들시장을 양분하며 일반 유통시장을 사실상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번들판매를 비난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번들영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소프트웨어 번들 경쟁으로 나타나는 폐해로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반 제품에 비해 터무니 없이 싼 가격전략으로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경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들수 있다. 또 정상 제품을 구입한 일반 사용자들이 일종의 「상실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이들이 계속적으로 정상품을 구매하기를 꺼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도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며 현재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한글과컴퓨터 등주요 업체들이 과열경쟁의 폐해를 자각, 상호 신뢰감을 회복해 공정경쟁에나서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함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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