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7월 토론회

교육이란 주제만큼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 주제도 드물 것이다. 남다른 교육열 때문에 지금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진단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교육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분야라는 반증이다. 특히하나의 네트워크로 세계를 묶는 인터넷 시대의 교육이란 누구도 그려내기 힘든 그림이다.

지난 30일 본사 후원으로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이번달 주제를 「인터넷 시대의 교육」으로 잡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이 교육 수혜자의 확대와 교육방법의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인터넷을 통한 교육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평가에 대전환이 있어야 하고 양질의 정보 구축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편집자 주〉

사회=이상훈(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 소장) 최근 인터넷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교육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이같은 가능성이 공급자 중심의 교육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 놓을지, 시공간을 초월한 열린 학교교육을 가능하게 할지 한번쯤 짚어봐야 할 때다. 우선 인터넷 시대에도 현재와같은 모습의 학교가 존속할 것인지, 현재의 인터넷 보급이 바람직한지 이야기해 보자.

송관호(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 전세계적으로 9백40만대의 호스트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24만개의 기업 또는 기관이 가입돼 있다. 국내에는 약 1천5백개 기관, 7만대의 호스트가 연결돼 있다. 인터넷 이용자만 해도 70만명에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음란정보 등 문제로 아직 인터넷을 초중고교 교육에 전격적으로 도입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전에 교사간의 공동작업에 인터넷을 도입하는 등 교사 커뮤니케이션에 먼저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진섭(대검찰청 부장검사) 아이들이 초등학생인데 부모 영향을 받아서인지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부모 입장에서 솔직히 대견하면서도 걱정된다.

컴퓨터만 가까이해서 인격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우려되기도 하고책보다 인터넷을 많이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아직은 어려서 부담이 없지만 아이들이 입시를 앞둔 중고등학생이 되면 컴퓨터를 금지하는 평범한 부모 입장으로 돌아갈 것 같다.

보다 양질의 컨텐트가 많이 올려지고 불량정보가 최소화돼야 인터넷이 올바른 교육정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종휘(모다콤 사장) 어떻게 하면 인터넷을 저렴한 가격에 쉽고 재미있고효율적으로 공급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펜티엄급 PC와 고속모뎀이 있어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누구나 저렴하게 인터넷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음란물 등 불건전 정보는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점에서 정부가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 인터넷 가상현실의 한계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김호(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진흥과장) 어릴 때부터 정보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갖춘 슈퍼해커가 1백명 정도 된다고 한다. 국내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통신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보화 토양을 마련해 줘야 한다. 현재처럼 막상 대학을 졸업하면 다시 재교육을 시켜야 하는 시스템으로서는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사회= 인터넷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가정에 인터넷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활용한 사교육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용석(한국정보공학 사장)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몇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이뤄져야 한다. 많은 교육자료가 있지만 정리된 자료는 많지 않다. 또 종이로 작성된 교육자료를 인터넷의 형태에맞게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특성에 맞는 기획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한 멀티미디어 정보제공의 한계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피아노 미술 등 예능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찬진(한글과컴퓨터 사장)인터넷 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누구나 부담없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접근하고 싶어할만큼 좋은 볼거리가있어야 한다. 그만한 가치만 있다면 이용자들은 얼마든지 돈을 지불할것이다. 일단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원식(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 과장)교육정보화가 활성화 되려면 네트웍도갖춰야 하고 PC나 컨텐트의 보급도 늘려야 한다. 모든 것을 균형적으로보급하는 것은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효율적 방법은 아니다.

정부는 일단 되도록 빨리 정보화를 앞당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의언론사 주도의 인터넷 보급운동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일단 정보화에 필요한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해야 한다는생각이다.

김동옥 (교육부 교육매체설비과장)만약 서울대나 연고대 등 명문대학 입시에 단 한 과목이라도 오픈북 테스트를 도입한다면 인터넷의 보급률은 급격히늘어날 것이다.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알아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면에서인터넷은 문제의 해결능력을 높여주고 창의력을 높여주는 좋은 교육 수단이다. 우리의 교육도 이같은 능력 평가하고 신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지않으면안된다.

천세영(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현행 제도에서는 인터넷이 사교육비의규모를 줄이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학교보다 학원의 인터넷 도입 전망이 더밝지만 여러가지 규제 때문에 완전한 경쟁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한 교육을 이야기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컴퓨터에서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을 통한 열린 학습의 가능성은 아직도 먼 일이다.

이찬진(한글과컴퓨터 사장) 인터넷이 새로운 교육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아니라 하나의 과외를 더 추가하는 것처럼 되고 있다. 인터넷은 문제를 푸는방법을 가르쳐주는 좋은 도구다.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교육의 전환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정리=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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