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 한여름 휴가없이 비지땀

『가지 많은 나무에는 바람잘 날 없나.』 예년 같으면 본격적인 휴가철을맞아 짧긴 하지만 忙中閑을 즐길 때인데 요즘 전자3사는 그렇지가 않다. 갖가지 내·외풍으로 폭염과 씨름하고 있는 형세다.

전자3사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고충은 남다르다. 엉뚱하게도그룹내 언론계열사에서부터 시작된 문제가 삼성그룹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그불똥이 그룹내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 주력사업 분야인 반도체 가격하락 등으로 전전긍긍하고 있고조직재편, 미국 AST사 경영정상화 등 풀어나가야 할 일이 산적한 판에 예상치 못한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각 사업부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음은 물론 대외홍보도 또다른 불씨를 만들지 않을까 해서 자제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부심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으로 내풍으로 한창 부산하다. 이달초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대다수 부사장급이 자리를 옮겨앉음에 따라회사내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조직개편에서 나타났듯이 大사업 본부제의 출범에 따른 사업본부내 경영기획담당, 해외영업담당 등 핵심포스트 구축에서부터 하부조직 정비, 융화분위기 조성, 그리고 사업계획 수립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실타래를 풀어야 할 판이다.

이중에서도 빠른 시일내 새로운 사업본부장의 경영스타일과 의지를 공유하고 본부내 임직원간 단결된 힘을 쌓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여서 잇따른 워크샵 개최 등 각 사업본부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례로한국영업담당에서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앉은 이은준 부사장은 사내 인터뷰를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 올여름은 무더위와의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 분명해보인다.

한여름에 비지땀을 흘리기는 대우전자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업문화상정립, 톰슨멀티미디어 인수건, 비메모리 합작사업 추진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한꺼번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문화 설정을 위한 6개월간의 컨설팅이 끝남에 따라 지난 중순에「탱크주의 도약운동 임원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진단결과를 놓고 각 팀별로 구체적인 방향정립 작업에 한창이다.

또 해를 넘겨가면서 추진해온 비메모리 합작사업이 아직도 파트너를 결정하지 못한채 계속되고 있는데다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社 인수라는 대우전자최대의 이슈에 몰입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톰슨멀티미디어 인수건은 당초지난달말에 결정될 전망이었으나 계속 미뤄짐에 따라 조직 전체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애로 타개차원에서 지난 3일 LG전자 평택공장, 23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각각 방문한데 이어 26일에는 대우전자 인천공장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를 준비하느라분주하다.

〈이윤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