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석채 정보통신부장관의 「한국통신이 소유한 한국TRS의 주식 일부를 전국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권 선정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관련업계에 적지않은 파문을일으키고 있다.
이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TRS에 대한 한국통신의 지분을 현재 79%에서 51%또는 그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아·한진·동부 등 전국 TRS사업권 탈락업체들이 참여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다.
정통부가 한국TRS의 지분 매각을 적극 검토하고 나선 것은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기업들에 대한 구제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정통부는 지난달 신규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의 지분 변경을 허용키로방침을 세우자 최근 LG그룹의 경우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경쟁에서탈락한 금호그룹에게 LG텔레콤 전체주식중 5%의 지분을 참여토록 하는 등정부의 사업권 탈락업체 구제방안에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한국TRS 주식 매각 방침도 언뜻 보기에는 전국 TRS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기업들에게 이 분야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맥락인 셈이다.
그러나 이 장관의 발언대로 정통부가 한국TRS의 소유주식을 어떤 방법으로 특정기업에만 매각할 수 있느냐가 벌써부터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 재투자기관의 지분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기아·한진·동부 등 특정기업에게 매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한국통신이 소유한 한국TRS의지분을 매각하거나 한국TRS의 경영권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마련, 추진할수는 있지만 정부투자기관의 子회사를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특정기업에게 매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통부는 한국TRS 지분 매각 방식으로 일정 여건의 자격을 심사하는 사전 입찰제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TRS 지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수립되지도 않은상황에서 이장관이 한국TRS 지분매각 및 경영권 이양을 위한 대상업체로특정기업을 거론한 것은 앞으로 불필요한 특혜 시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체의 지적이다.
여기에다 정통부가 한국TRS 지분 매각 규모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논란을 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TRS에 대한 한국통신 지분 79%중 51%를 제외한 나머지 28%를 매각할 경우 한국TRS의 경영권이 종전대로 한국통신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자체를 노리는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통부가 한국TRS에 대한 한국통신 지분을 51%이하로 낮춰민간기업에게 경영권을 넘길 경우,한국통신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에상된다. 최근 한국통신은 「비젼2005」를 발표하면서 한국TRS를 그룹 산하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TRS의 경영권을 계속 거머쥐겠다는 한국통신의 이같은 방침을 정통부가 어떻게 무마할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무튼 이번 정부의 한국TRS 지분 매각 발표를 계기로 기아·동부·한진 등 전국 TRS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기업들을 비롯해 한보, 한화, 동아등 여타 기업들이 한국TRS 지분확보 경쟁에 나서 전국TRS사업권선정경쟁에 이어 또 한차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위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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