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주차설비 검사기관 지정놓고 파문 확산

지난달 30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개정 주차장법에 신설된 사용검사와정기검사 대행기관 지정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주차설비 인정심사와 확인검사를 해온 교통안전공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기계식 주차장치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관보에 게재한 후 곧바로 승강기관리원을 사용 및 정기검사 대행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편의주의적인 졸속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주차설비 관련업계가 이구동성으로 건설교통부를 비난하고 나선 것.

더욱이 시행을 목전에 둔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검사기관에 대한 언급이없다가 이달초 갑자기 검사기관을 다원화한다고 밝힌 데 이어 승강기관리원을 검사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졸속행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오해의 소지가 없지는 않으나 『교통안전공단의 준비가 부족하고, 주차설비의 원리가 엘리베이터와 비슷해 약간의 교육만 거치면엘리베이터 검사원들이 주차설비를 검사할 수 있다』고 판단, 승강기관리원을 우선 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승강기관리원의 한 관계자도 지난달 28일건교부의 연락을 받은 후 부랴부랴 준비해 29일 검사기관 지정신청을 했다고귀띔한다.

그러나 기존 인정심사 및 확인검사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은 『몇개월간의 교육만으로 승강기를 담당하던 사람들이 주차설비 검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기사2급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로 검사요원을구성했다』고 밝힌다.

관련업체들도 『승강기관리원의 인력도 모자라는 형편인데 월평균 3백여건에 이르는 주차설비까지 검사하게 되면 안전을 강화한다는 당초의 법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한편 교통안전공단은 규정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건교부에 검사기관 지정신청을 했다. 그러나 검사인력이 부족해 사용검사 및 정기검사기관으로 지정된 후 인력을 확충, 교육 및 실습후 3개월이 지나야 검사업무를 수행할 수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공단은 업계나 검사기관이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법의 시행 자체를 3개월 가량 유보해 줄 것을 건교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검사인력의 자격기준이 명시되지않은 데다, 승강기관리원이 자체 검사요원을 교육시켜 실제 검사업무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15일께까지 신청되는 검사물량에 대해서는 대책이없는 상태다.

주차설비조합 소속 29개 조합원사의 물량만 해도 이달 한달동안 64건이 대기중이며 올해말까지 2백8건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주차설비 검사가 늦어질경우 건축업체로부터 대금결제를 받지 못해 일부 업체는 부도가 우려된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