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폰과 인터넷 화상회의등 음성 및 영상매체를 이용한 음란 정보의
유포가 테트워크 시대의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주 개최된 「SEK 96」과 「인터넷 96」에서는 인터넷과 관련된 다수의
제품군이 출시됐는데 이중 특히 인터넷 폰과 인터넷 화상회의 제품들이 관람
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전자신문이 영상취재환경을 위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출품한 것을 포함, 3-
4개 전시관에서 「Cu-See Me」와 「VDO 폰」 그리고 최근 화상회의가 가능해
진 「인터넷 폰 4.0버전」등 다수의 인터넷 화상회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화상회의 제품들은 전시장 내에 구축된 T1급 고속회선을 바탕으로 실
시간으로 선명한 영상과 음성을 전달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
던 것. 화상회의 제품은 특정 전시관내에서만 운영되기도 했으나, 각각 다른
부스에서 서로 인사말을 주고 받는등 부스간의 연락수단으로도 긴요하게 사
용되기도 하는등 차세대 통신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전시기간중 발생한 돌출 사건은 새로운 매체의 미래가 결코 밝지
많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많은 관람객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미주 지역이
나 유럽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위치한 한 가정에서 남자와 여자가 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스트립쇼를 벌인 것.
이같은 상황에서 전시담당자는 급히 컴퓨터를 끄는 등 작은 소동을 벌였
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벌린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작동방식은 문자로 이루어지는 채팅이나 음성정보만
오고 가는 인터넷 전화서비스등과 같다.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서버측에서 이들 프로그램이 운용될 수 있
는 프로토콜과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이 서버측 응용프로그램에 맞는 클
라이언트측의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복수의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서
버에 접속한 다음 주제별로 만들어지는 채팅룸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화상대
를 찾게 되는 것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장비도 의외로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 모
뎀이 달린 486급 이상의 PC에 화상회의용 카메라와 마이크, 비디오 캡쳐 보
드 및 MPEG보드 등을 장착하고 대부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화상회
의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즉시 사용가능하다.
바로 여기에서 최근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발생하게
된다. 즉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정체성(identity)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매개체 없이 아이디와 대화명만으로 상대를 선택하게 되어 대화자가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PC통신이나 IRC에서의 채팅은 건전한 대화와 교류의 장이 되기
보다는 각종 음란대화방이 개설되고 언어폭력이 지속되는 장으로 변해버린지
오래다. 채팅에서는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대개는 2-3인 이내에서 대
화가 이뤄지고 방이 해체되면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기 때문에 문서 갈무리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한 이를 외부에서 관찰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
이다.
화상회의를 통해 이와같은 대담한 음란성을 드러내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
은 아니다. 이미 월드와이드웹의 도입 이전에도 인터넷 사용자들중에는 통신
을 통한 완전한 성관계를 가능하도록 하는 사이버섹스를 구현하려는 「사이
버펑크」족들이 상당수 존재했으며, 폰섹스등이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인터넷 폰을 이용한 상업적인 채팅서버도 등장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인터넷 폰이나 화상회의 시스템에서의 음란대화를 차단할 수 있
는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반 홈페이지 서비스의 경우는 서프워치등
관련단체들과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어느정도까지는 차단이 가능하고, 최근
인기가 폭발하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와 같은 음성정보도 프로그레시브네트워
크사에서 「타임캐스트」라는 외설적인 음성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인터넷 폰이나 화상회의에서의 음란 대화를 막을 수 있는 수단
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00년까지 인터넷 폰사용자가 전세계적으로 수천만에 이르
는 등 인터넷에서의 전화와 화상전화서비스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추
세여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정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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