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분석 철저히 하라
컴퓨터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를 「최악의 한해」로 치부한다. 지난해 일부전문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연이어 부도를 내고 도산하는가 하면 대형 업체들조차 끊임없는 부도설에 시달렸다.
그 가운데에서도 소프트라인과 상운 등 소프트웨어유통업체들의 도산은 컴퓨터유통업계의 커다란 충격이었다.
유통전문가들은 지난해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부도는 근본적으로 유통시장의 불황에서 유래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컴퓨터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중순 도산한 컴퓨터전문 유통업체인 S사의 사례를 보자.
94년 9월, S사는 그해초부터 갑자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시장에 기대를 걸고 대량으로 제품을 구입해 자사유통망에 공급한다. 제품공급후 두달이 지나자 매출액이 늘어나는 한편 전국 협렵점과 직영 유통망에서제품공급량을 늘려 달라고 요구한다.
S사는 결국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을 공략키로 하고 담보물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형자금을 대출받아 소트트웨어 유통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그런데 지난해 초부터 소프트웨어 매기가 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매출액이 큰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S사는 갈수록 심한 경영난을 겪게된다.
S사는 지난해 4월 할인판매 또는 대량 덤핑판매를 통해 대출자금 갚기에나섰으나 이미 빚 규모가 매출액 규모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S사는 지난해 중반 부도를 내고 도산하고 만다.
지난해 컴퓨터유통업계에서는 S사의 도산이 커다란 충격이었다.
중견 컴퓨터유통업체가 도산했다는 사건자체도 큰 관심거리이지만 시장규모가 한창 커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유통사업을 벌인 이 업체가 왜 도산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더욱 궁금했던 것.
유통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들 업체의 도산은 시장분석과 전망을 제대로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당시 소프트웨어시장은 일시적으로 규모가 팽창되는 현상을 보였는데 이업체가 마치 시장규모가 커가고 있는 것처럼 분석해 대규모로 자금을 투자한것이 자충수였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소프트웨어 정품사용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이 커지면서 검찰이나 경찰에서 불법복제 단속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에 따라 유수한 대기업의 계열사인 P사,E사 등이 이 단속에 걸려 수십억원씩의 벌금(?)내지는 저작권료를 내야했다.
결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무실용 소프트웨어 정품구매가 붐을 이루고 이에 따라 갑작스럽게 소프트웨어유통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
불법복제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업체들이 구매하는 일정한 수요량이 채워지자 소프트웨어시장은 다시 일반소비자 중심의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소프트라인 등이 불운하게도 이때 자금투자를 했던 것이다.
유통전문가들은 컴퓨터유통업계가 컴퓨터불황시장에서 살아남은 방안으로철저한 시장분석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유통업체들도 「될수록 싸게사서 비싸게 판다」는 장사꾼개념이 아니유통시장을 분석하는 마케팅 전략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철저한 시장분석은 불황시기에도 컴퓨터의 유망품목을 선점해 전체 매출액을 늘려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양품목을 과감하게 축소하거나 포기해 적자폭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분석의 방안으로는 국내외 주요 관련 전시회나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시장동향을 점검하거나 관련 뉴스, 자료,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방식이거론된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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