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이나 인터넷 등 통신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통신윤리도 사회윤리못지않게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PC통신에 수시로 등장하는 저속 음란물이나 인터넷에 노출된 외설물들,최근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반체제 정보들은 관계기관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건전한 통신문화의 정착과 이의 보급을 위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결성,지난 95년 4월 이를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봉호교수를 만났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어떻게 결성됐습니까.
『처음에는 정보통신진흥협회의 자발적인 모임이었습니다.700번 서비스나PC통신 에 나타나는 음란물들을 단속하기 위해서였지요.
펜트하우스나 플레이보이 등 인터넷 포르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될것을 우려해 지난해 4월 정보통신부 소속의 법적기구로 발족했습니다.』
-구체적인 결성목적은 무엇입니까.
『건전한 통신문화의 보급과 청소년들의 유해정보로부터의 해방이 구체적인 목적입니다.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인터넷이나 PC통신에 나타나는 음란폭력물들의 정도가 매우 심각해 이의 규제와 문제해결이 시급합니다.
PC통신업체들간의 무모한 경쟁을 막는 것도 이 모임의 주요한 결성계기입니다.사람이란 본래 지속적인 자극을 추구하도록 돼 있어 한 업체가 PC통신상에 음란물을 게재하게 되면 다른 업체는 그보다 더 자극적인 내용을 올려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을 두고 경쟁을 해야하는 PC통신업체나 이를 ㅉ아가는 사람들에게나 모두 소모적인 일이죠.윤리위의 견제와 조절이 업체나 통신인들 모두에게 필요했던 일입니다.』
-정보통신윤리회의 구성과 모임은...
『통신윤리위원회와 심의위원회 두 부분으로 분류됩니다.이 중 통신윤리위원회에는 정책결정이나 주요 사안들을 논의하고 심의위는 음성정보와 비음성정보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심의하고 있습니다.통신위는 1년에 3~4회의 회의를 개최하는 반면 심의위는 매달 2차례씩 모입니다.』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정보통신윤리위가 해온 일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불건전정보 신고센터 운영과 음성 비음성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들 수 있습니다.
이 중 불건전정보 신고센터 운영은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문제정보에 대한사람들의 신고와 제보가 아주 활발합니다.올해 1월부터 지난 6월 15일까지만보더라도 음성 1백15건,비음성정보 2천4백56건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정보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도 좋습니다.올해들어 지난 6월 15일까지 음성1천9백28건,비음성 2천2백71건의 모니터링을 했습니다.이미 알려진 바지만지난 2월부터 음란이나 폭력정도가 심한 몇몇 인터넷 서비스는 라우터를 통해 정보를 차단한 상태입니다.』
-PC통신이나 인터넷 정보의 규제에 대해 반대도 만만치 않은데요.
『청소년의 시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지 어른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성관련 정보에 대해 전혀 규제가 없을 것처럼 보이는 미국의경우 부모들이 직접 정보를 규제합니다.아이들이 음란물정보에 접근하면 가정에서 정보를 차단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장치를 구입해 이를 컴퓨터에설치해 놓지요.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컴맹이라 아이들의 컴퓨터를 전혀 관리할 수 없습니다.국가가 이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는 19세기 자유방임주의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지식인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반체제사상을 선동하는 내용으로 분류돼 북한 홈페이지를 비롯한 몇몇 서비스들이 라우터를 통해 차단됐습니다.이런 문제들은 앞으로도 국가기관의 골칫거리가 될텐데요.이에 대한 윤리위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반체제,사상적인 문제는 윤리위 이전에 실정법으로 처리됩니다.윤리위로문제가 넘어오지도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사상과 윤리는 다른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음란정보도 그렇지만 반체제 정보도 다른 서버로 접속하면 아무 문제도발생하지 않잖아요.』
-초대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데요.당시배경을 설명해주십시요.
『위원장 자리를 두고 시민단체를 비롯해 법조인,대학교수,관련업계 종사자 등 여러명이 후보로 거론됐었죠.컴퓨터나 통신관련 교수나 전문가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는 제가 최고의 컴퓨터 실력자였던가 봅니다.하지만 그보다는 10년 넘게 맡고 있는 간행물윤리위원이라는 경력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이어령 교수의 추천도 강력했고요.』
-초대위원장을 맡게된 데 대해 본인의 생각은 어떠했습니까.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명예직입니다.어떤 이권이 전혀 개입되지 않는 자리죠.
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는 이 모임의 결성동기와 같습니다.청소년 보호에대한 어떤 사명감이죠.어른들의 잣대로 만들어낸 상업성으로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다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앞으로 전자 통신매체가 인쇄매체보다 더욱 부강해질 것이라는 건 누구나아는 일 아닙니까.청소년들이 음란폭력물 앞에 무방비로 노출됐을 때 이로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할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요.』
-컴퓨터 실력도 상당하다고 들었는데요.
『지난 80년대초부터 컴퓨터를 배웠습니다.본디 악필인데다 원고를 쓰면자주 교정하는 습관이 있어 워드프로세서로 컴퓨터를 활용했지요.제 나이 또래로서는 컴퓨터를 아주 잘하는 축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보잘 것 없습니다.
워드프로세서나 E-메일,인터넷 활용용도로 사용하는 정도입니다.문과대교수 중에서는 드물게 강의에 통신을 활용하기는 합니다.LAN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시할 과제물이나 수업에 필요한 긴 인용문들을 게재해놓기도 하지요.』
-남은 1년간의 임기 동안 어떻게 이끌어가시겠습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윤리위는 이같은 모임이 없어도 될 사회를 만들기 위해존재합니다.일이 적을수록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요.자율적 규제를최고 원칙으로 하면서 해커로 인한 사회상 폐해나 건전한 통신사용법 등에대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현재 손교수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에 재직 중이면서 정보통신윤리위 위원장,감사원 부정방지 대책위원,정부공직자 윤리위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한국칸트철학연구회회장 등 많은 감투를 쓰고 있는 관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요즘의 근황을 설명했다.
<김윤경 기자>
<약력>
1938.8 경북 영일 출생
1961 서울대 문리과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1965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졸업(신학석사)
1972 화란 자유대학교 철학부 졸업(철학박사)
1973~1983 한국외국어대 교수
1983~현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 교수
1985~현재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위원
1993~현재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부위원장
1990~현재 한국칸트철학연구회 회장
1992.2~현재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집행위원장1993.4~현재 감사원 부정방지 대책위원
1994.2~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1994.8~현재 한국시민운동협의회 집행위원장
1995.4~현재 한국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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