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정보유통의 혁신

吳在淵 삼성전자 산전기획팀장

농업사회와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로 진입한 우리 인류는 기존의 모든정보들을 「1」과 「0」으로 표현하는 디지털로 변환시켜 저장시키는 지혜를터득했다.

자료 작성에 타이프가 이용되다가 컴퓨터로가 이를 대신하게 됐으며 이제는 책과 잡지가 CD롬으로 제작되고 신문도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검색할수 있게 되었다.

산업사회는 기계화를 통한 산업혁명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고 정보화사회는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혁명으로 우리 앞으로 물밀 듯 밀려오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양의 정보가 생성돼 우리 주변에 돌고 있고 하늘의 인공위성을 통해 우리의 안방을 정보의 소나기가 강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정보들을 우습게 여기고 소홀히 하고 있다. 이로인해 커다란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 지금은 기억에서조차 희미하지만 몇 년전에 H백화점의 우수거래 고객정보를 입수, 그 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금품을강탈했던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백화점측은 결과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소홀히 다룸으로써 이를 활용하여손쉽게 돈을 벌려고 한 범인들에게 고객의 목숨을 내어준 꼴이 됐다. 이 사건은 정보의 분석.가공의 역기능을 단적으로 나타내준 예이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면서 가장 불안해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다름아닌 컴맹이라고 일컬어지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연령층으로 보면 40대 중반 이후의 산업혁명의 주역이었던 세대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컴맹이 자식에게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비싼 컴퓨터도선뜻 사준다. 그리고는 자식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그저 대견해 하기만 한다.

그러나 이들은 사업장에서 컴퓨터를 통한 정보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이아니라 감에 의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일쑤이고 아랫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여마지 못해 컴퓨터를 켰다가 끄고는 한다. 업무효율을 위해 설치한 회사내의PC화상회의 장치를 기피하고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윈도95도 애써 외면한다.

이렇듯 컴맹들은 정보화사회가 심화되면 될수록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교육을 통해 컴맹들의 숫자를 줄이는 일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들이 정보화사회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되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를 잘 보관했다가 신속하게 유통시키는 일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일 먼저 상품화된 정보를 판매하는 정보백화점, 정보 슈퍼마켓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고 잘 정돈되어 진열된 정보들을 정보고속도로인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의 컴퓨터 속으로 신속히 배달해 주는 정보유통업을 진흥·발전시켜야 한다.

이제는 국내 대기업들도 경영정보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모든 사원에게 PC를 지급하는 등 컴퓨터를 통한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정보유통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해 PC를 대부분 워드프로세서로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는 상품가치가 있도록 잘 정돈되어 보관되어 있을 때에만 유통을 통해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정보유통혁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을우리는 미국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는 정보고속도로 구축을 제일 먼저 정치적 이슈로 들고 나온 나라도미국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과연 미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은 정보유통의 중요성을 정치인들이 이해하고 기업을 이끌어 가는 수준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미국이 이렇듯 자신있게 정보유통을 성공시키고 있는 후면에는 그들의 시스템통합기술이 정보유통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준에 있다는 사실이 있다.

미국의 시스템통합기술은 과연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시스템통합 사업자들이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비춰볼 때「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자」라는 슬로건이 구호로만 그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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