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을 자제하라
지난해말 컴퓨터 유통업계에는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컴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던 S업체가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을 때 경쟁업체들이 「S업체 죽이기」 작전에 돌입했다.
N사·A사 등 중견 컴퓨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들이 가세해 S사의 주력제품과 비교되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원가이하로 대량판매를 시도한 것.
당시 S사는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다 경쟁업체들이 전략상품을 출시함으로써 매출액이 상당수 줄어들어 부도직전까지 몰리게 되었다.
지난해말 만약에 S업체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지 못했다면 올해초를 넘기지 못하고 침몰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은 유통업계에 널리 알려진사실이다.
국내 컴퓨터업계의 과당경쟁은 출혈을 통해서라도 다른 업체의 성장을 막겠다고 할 정도로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사례의 경우 S업체가 부도위기에 몰리는 한편 「S업체 죽이기」에 참가했던 업체들도 상품의 대량 低價판매로 상당한 손해를 입는 등 전체컴퓨터 유통업계가 심한 몸살을 앓게 되었다.
더욱이 가격을 손익분기점 이하로 책정해 판매함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일정한 사양을 갖춘 제품을 실제 가격보다 저가로 인식시킴으로써 전체 유통업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되었다.
과당경쟁은 결국 가격구조를 파괴시키고 업체의 마진축소로 이어지면서 전체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경쟁업체 상품에 대한 비방과 아울러 자사 상품의 과대광고와 허위광고까지 등장시켜 결국 전체 소비자들로부터 全 컴퓨터관련 제품의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전략 등을통한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경쟁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인식을 갖고 있다.
경쟁업체가 나타나게 되면 시장점유율을 빼앗긴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경계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물론 신규 경쟁업체의 기반확보를 눈뜨고는 못 본다(?)는 심사를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쟁업체의 주요 상품과 고객층이 같은 전략상품을 출시하면서 마진을 대폭 줄이거나 원가이하로 판매하면서 경쟁업체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자금력과 영업력이 취약한 중소업체가 컴유통사업에 참여해 시장기반을 확보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렵게 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란 시장점유율을 놓고 때로는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며 『그러나 동시에 전체 시장규모를 확대시키는 긍정적인효과가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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