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에 최선을 다하라
「컴퓨터 구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대부분의 사람들은 「애프터서비스(AS)」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특히 컴퓨터를 처음 구입하는 초보자들은 십중팔구 가격보다도 AS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V나 냉장고 같은 일반 가전제품과는 달리 컴퓨터는 다방면에 널리쓰이고 사용법 또한 복잡해 고장의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기를 대기업 제품은 용산 등지의 컴퓨터 전문상가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비싼 반면 AS만큼은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컴퓨터업계에 「가격파괴」의 바람이 불고나서부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부품가의 하락과 함께 대기업들이 앞다퉈 컴퓨터의 가격을 내리면서 그동안 「저가」라는 무기로 나름대로 영역을 구축해오던 조립 컴퓨터의 아성은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젠 대기업 생산 컴퓨터와 조립 컴퓨터의 가격차이는 별로없다. 때문에 확고한 AS체계를 갖춘 대기업의 제품은 시장을 넓혀갈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대형 유통업체인 소프트타운과 상운이 불과 한달간격으로 잇따라부도를 냈을 때 관련업체들은 「자금압박에 따른 연쇄부도」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이를 지켜보던 일반인들의 관심사는 달랐다. 그들의 관심사는 다름아닌 AS였다. 만일 업체의 부도로 구입한 컴퓨터에 대한 AS를 받지 못한다면피해를 보는 것은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상계동에 사는 P씨의 경우 용산상가에 컴퓨터를 구입하러 나섰다가 부도소식을 듣곤 발길을 대기업 컴퓨터 대리점으로 돌렸다.
『유통업체에선 비교적 규모가 크다고 여겨오던 업체들이 하루 아침에 부도로 쓰러지는 마당에 소규모 매장은 오죽하겠느냐』는 생각에서 돈을 조금더 주더라도 확실한 AS가 보장되는 대기업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용산상가에서 컴퓨터 매장을 7년째 운영해 온 L사장은 얼마 전부터 매장을찾는 구매자들에게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몇 년째 지속돼 온 가격파괴로 더 이상 가격은 무기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전략을 「제품에 대한 신뢰도」로 바꾼 것이다.
이젠 싼 가격을 내세워 사용자를 유인하던 시절을 지났다.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주요부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마다 신문, 방송에선앞다퉈 보도하므로 일반인들도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생산업자들은 과거와 같이 짭짤한 마진을 붙일 수도 없다.
가격이란 큰 무기를 잃게 된 컴퓨터 업체들은 AS의 질적 향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사 컴퓨터 광고에도 「무상 AS」에 대한 문구를 빠뜨리지 않는성의를 보이기도 한다. 저가 정책으로 한 때 호황을 누리던 용산 등지의 전문상가들도 가격 승부는 더 이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상우회를 주축으로 상가 내에 공동 AS센터를 설립하는 등 AS 강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선인상가, 관광터미널상가에 공동 AS센터가 이미 설립돼 있고, 전자랜드와 나진 상가 등이 이달 중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AS 강화에 관한 노력은 조립 컴퓨터업체 뿐 아니다. 대기업이나 뒤늦게 컴퓨터시장에 뛰어든 외국 업체들까지도 「AS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AS의 질적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통신은 「AS 요청 후 1백% 당일 처리」의 모토를 내걸었고, 현대전자는 전국 AS 접수처 전화번호를 1472로 통일하는 「일사천리 AS 시스템」을운용하고 있다. 특히 삼보컴퓨터는 AS요원에게 노트북 PC와 차량을 지급해수리요청 후 4시간 안에 고충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AS 부문을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해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을 추진중에 있다.
또한 한국 IBM은 전자랜드 지하에 1백평 규모의 AS센터를 새로 마련하고「고객 밀착 AS」를 강조하고 있다.
컴퓨터 업계는 AS를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업계 자신을 위한 승부수로 삼아야 할 때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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