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동안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전시회」는 변화하는 게임소프트웨어업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무려 세계각국의 4백 30여개업체가 비디오및 PC게임 2천여편을 선보여게임기술의 미래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세계최대게임업체인 일본의 닌텐도사가 선보인 64비트비디오게임기 「닌텐도64」.
행사첫날에 닌텐도의 미국현지법인은 오는 9월30일부터 미국시장에서 「닌텐도 64」를 2백49.95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센세이션을일으켰다.이와함께 이 회사는 이미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친 슈퍼마리오를캐릭터로 삼아제작된 <슈퍼마리오 64>등 「닌텐도 64」의 소프트웨어를 49.95∼ 79.95달러의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비디오게임시장(35억8천1백만달러)의 42%(14억8천7백만달러)를점유하고 있는 닌텐도의 미국 현지법인은 「닌텐도 64」를 발매이후 6개월동안 미국시장에서만 하드웨어 1백만대와 소프트웨어 3백만장을 판매,모두 4억4천5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닌텐도의 이같은 공세를 시발로 세계 게임메이저들간의 가격경쟁이 불붙기시작했다.비디오게임기업계의 가격인하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닌텐도 64」가 발표되기전만해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사와 세가엔터프라이즈사는 한차례 가격인하를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인하가없을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E3전시회에서 닌텐도의 「닌텐도 64」발매전략이 가시화되자마자 소니가 먼저 대응하고 나섰다.
소니는 『경쟁사의 가격인하가 관련산업과 소비자들에게는 아주 바람직한조치』라면서 미국시장에서 현재 2백99달러에 팔리고 있는 자사 32비트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가격을 1백99달러로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
이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판매하기시작해 지금까지 1백30만대를 판매하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뒤질세라 세가엔터프라이즈사도 소니의 전격적인 가격인하결정에 뒤따라 그전날에 있었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가격조정에 맞서,자사의32비트게임기 「새턴」의 가격을 2백49달러에서 1백99달러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비디오게임기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으로 현재 침체돼있는 비디오 게임업계의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E3전시회에서 불붙기시작한 게임업계의 가격인하경쟁은 현재비디오게임업계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현재 게임업계는 시대말기의 과도기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비디오게임기는 기술발달에 따라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 지고 있다.32비트게임기의 경우 불과 1년만에 64비트게임기로 대체될 위기에 직면해있다.또한 멀티미디어PC의 빠른 보급으로 인해 세계게임시장이 비디오게임에서 PC게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시장의 경우 올해 PC의 보급율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PC의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비디오게임기가 갖고 있던 이른바「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풍부하고,설치가 간편하고 조작하기 쉬우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들이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PC의 성능향상으로 PC상에서 영화못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현재 다양한 게임소프트웨어가 쏟아지고 있다.
한 예로 세가엔터프라이즈사는 PC게임시장을 겨냥,새로 세가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아케이드게임들을 PC게임으로 이식,올해안에 10종의 타이틀을 내놓키로 했다.
여기에다가 통신의 발달로 인한 네트워크게임이 등장하고 있는 점도 게임업계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이미 PC통신을 통해 온라인게임이 실용화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회에서 세가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발표를 했다.
세가는 저렴한 비디오게임기를 이용,TV상에서 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세가 새턴네트링크」세트를 올가을에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 제품은 28.8Kbps의 모뎀에 인터넷브라우저,키보드,마우스등을 합친 것으로 소비자가격은 세가새턴을 포함해 4백50달러이하다.
이 가격대는 현재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중에서는 가장 낮은 것으로 예컨데 소비자가 이미 새턴을 갖고 있을 경우 199.99달러만 지불하면TV에서 인터넷을 볼수 있다.세가는 이 제품을 통해 네트워크게임뿐 아니라전자메일,온라인채팅,인터넷,다른 사이버서비스 등을 즐길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과도기상황아래 비틀거리고 있는 게임업계에서 과연 비디오게임과 PC게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그리고 네트워크게임의 등장으로 패키지미디어의 게임은 사라질 것인가.
이와 관련,업계의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디오게임과 PC게임 어느쪽이주도권을 잡기 보다는 상호 공존하면서 게임시장을 키워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또 패키지게임의 장래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그래픽 등을 즐길수 있는 완벽한 네트워크 환경이 구축되기에는 아직도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패키지미디어는 네트워크게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살아 남을 것』으로 보고있다.
즉 패키지미디어에 네트워크게임을 담아 무료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패키지미디어를 보면서 네트워크을 접속,게임을 즐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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