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澤完 한글과컴퓨터기획이사
『소프트웨어 회사는 기술개발에 투자하면 할수록 부실기업화한다.』
어느 중견 소프트웨어 회사의 대표가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애로사항을수렴하는 한 회의석상에서 한 말이다.
언뜻 들으면 어불성설이지만 그 말은 사실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지난해부터 외부 벤처자금의 투자유치와 장외등록을 추진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필히 거쳐야 하는 기업평가 과정을 지켜 보면서 필자가 느낀 기가막힌 사실은 바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돈을 벌어서 기술개발에 전액 재투자할경우 부실기업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 95회계연도에 50억원의 이익을 남겼다고 하자. 그러면 그중 최소한 반 이상은 공장부지를 확보하고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형태로 기업에 재투자 된다. 그렇게 되면 재투자된 금액은그대로 부동산과 기계장치라는 형태로 회계처리상의 자산으로 들어가게 돼자연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게 돼 있다.
그러나 공장이나 제조설비가 불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업의 재투자는 인건비나 외부기술의 라이선스 등 순수한 기술개발 형태로만 이루어진다. 이러한기술개발 투자분은 회계처리상 경비 처리되어 버리거나 이연자산의 형태로남게 되는데 이연자산도 기업평가시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소프트웨어 기업은 자산이 별로 없는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 그러한 것을 개발한 우수인력, 그 어느 하나도 (비록 그러한기술이나 소프트웨어나 인력이 아무리 많이 알려지고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하더라도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이다, KT마크다, 장영실상이다 각종 기관에서주는 상이란 상은 휩쓸었다고 하더라도) 자산으로 평가되거나 수치화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산부재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아무리 훌륭한 기술자원을 가지고있더라도 외부투자 유치나 장외등록시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받을 수밖에 없게 되고 이들 벤처 투자사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창업에서 성공까지의 자금조달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 우선 우수한 인력을 모으고 유망한 아이템을 골라 엔젤이라고 하는벤쳐투자 자금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 자금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여 하나를 히트시키고는 명성을 얻어 장외시장(NASDAQ)에 등록을 한다. 그리하여일반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모은 다음 제2의 도약을 추진하게 된다. 미국 장외시장의 경우 적자인 회사도 자신만 있으면 얼마든지 등록을 하여인반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명성만 얻으면 장외시장에서자금을 얼마든지 끌어모을 수가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넷스케이프도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고 최근에는 야후도 장외등록을 하여 막대한 자금을 모았으며 야후의 창업자인 2명의 대학생들도 억만장자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구태의연한 수치 위주의 기업평가 방식과 이에 집착하는 투자행태와 장외등록 요건을 과감히 재검토하여 미국처럼 기술 하나로 승부하여기업을 키우고 돈을 벌 수도 있는 그러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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