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산 노트북PC "경계경보"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산 노트북PC가 조만간 국내에 본격 상륙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세계 최대의 노트북PC 공급업체인 도시바는 이달부터 한국시장에 노트북PC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 유력의 유통업체와 협상중이며 NEC도 국내의 종합상사와 한국시장 진출을 협의중이라고 한다.

이는 올해 초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노트북PC가 제외되면서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 상대가 일본의 도시바나 NEC 정도라면 이야기는 심각해진다.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업체들인만큼 국내 PC업체들로서는 버거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 진출한 미국의 컴퓨터업체들도 국내 노트북PC 시장을장악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데스크톱 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의 벽에 막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노트북PC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은 일본산 제품이다. 미국산 제품은 가격면에서 국산보다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일본산 제품은 종류도 다양한데다 가격도 저렴해 국산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진출한미국계 컴퓨터업체들도 국산 제품보다 일본산 제품을 더욱 경계하고 있다고한다.

이같이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의 컴퓨터업체들이 국내 노트북PC 시장을 겨냥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데스크톱보다는 노트북PC 시장이 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될 뿐 아니라 수요도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또한 데스크톱 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에 막혀 시장기반을 만드는 데실패했지만 노트북PC 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의 기술력이 아직 낮은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까지 심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이같은 외국업체들의 동향은 국내업체들의 존재를 거의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실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대접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국내 PC업체들은 최근 노트북PC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만과 협력을 통해 펜티엄급 노트북 제품을 내놓은바 있으나 시장에서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로 인해 최근 또다시 미국 등지로 기술제휴선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지속적인 개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가진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우선 급한 만큼 외국산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입해 국내시장 수요를 선점하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이는 국내 PC업계가 수입선 다변화제도 아래 꾸준한 기술개발을 해오기보다는 그 보호막 속에 안주해 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자세를 견지한다면 조만간 국내 노트북PC 시장은 일본산 제품끼리 경쟁하는 최악의 양상을 보일지도 모른다. 이는국산 노트북PC의 고사를 의미한다.

그러나 노트북PC는 정보화시대에서 그 어느 제품보다 유망한 품목이며 박막트랜지스터 액정디스플레이(TFT LCD) 등 각종 정보화기기의 핵심적인 부품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업체들로서는 반드시 경쟁력을갖추어야만 하는 분야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노트북PC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 생산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는 사실은 국산 노트북PC가 얼마든지 세계적인 상품으로 떠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일본산 노트북PC의 국내 반입이 그동안 수입선 다변화제도라는 온상에서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국내 노트북PC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전기가 될수 있도록 국내 PC업계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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