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CDMA상용화 세계최초 "한국이냐 홍콩이냐" 논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전화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나라는 어디인가.CDMA상용화의 세계최초 여부를 놓고 국내 통신업계에 때아닌논쟁이 일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이 홍콩의 허치슨社와 한국이동통신의 CDMA서비스를 비교하면서 세계 최초 상용화는 우리나라가 아닌 홍콩이라고 보도하자 그동안 세계최초 상용화를 주장해온 한국이동통신 측이 이를 반발하고 나선 것.

논쟁의 핵심은 지난해 9월28일 1천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홍콩 허치슨텔레콤社의 CDMA 이동전화 서비스가 상용서비스냐 아니냐로 집약된다.만약 허치슨의 서비스가 상용화라면 올해 1월부터 인천,부천지역에서 CDMA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이동통신은 세계 두 번째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CDMA에 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美퀄컴社의 뉴스브리프 등에서는 CDMA기술을 『95년 9월 홍콩에서 시작된 CDMA이동전화 서비스』라고 표현하고있어 한국이동통신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이동통신측은 『허치슨텔레콤社의 서비스는 제한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상용서비스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상용서비스란 ▲서비스 대상지역 안에서는 어디서나 조건없는 상태에서 무제한 가입이 가능하고 ▲가입 및 이용이 유료이며 ▲공인된요금체계를 갖고 영업장에 관계없이 동일한 요금을 부과해야 하며 ▲일정한품질로 지속적인 서비스를 실시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허치슨텔레콤이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작한 서비스는 직원, 직원가족 등 제한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단말기도 자동위치등록이 불가능한 시험용 단말기(1.18버전)였다는 점에서 상용서비스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콩에서의 CDMA이동전화 상용서비스는 이 회사가 가입자 유치를본격화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장진입을 선언한 올해 1월 9일로 봐야 하며 이는한국이동통신(1월3일)보다 6일 늦은 것이라는 게 한국이동통신측의 주장이다.

사실 홍콩의 허치슨텔레콤이 시험용단말기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업허가조건에 「9월28일까지 가입자 1천명을 확보해야 한다」는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허치슨텔레콤은 95년 9월까지 1천명, 96년 1월까지1만명, 96년 말까지 3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조건을 안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의 이같은 논쟁에 대해 퀄컴社 관계자는 『갑자기 이 문제가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곤혹스러움을 표시하면서 『허치슨이 낮은 버전의 단말기로 직원가족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한국이동통신측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통신사업자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때는 friendlycustomer(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부터 시작하는 것이일반적이며 이를 가지고 상용서비스 여부를 논쟁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한국이동통신의 CDMA 이동전화 서비스 1호 가입자도 이 회사의 대리점 사장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한편 통신업계는 한국이동통신과 허치슨텔레콤의 비교 논쟁이 자칫 CDMA와GSM(TDMA방식의 범유럽 표준 이동전화)의 비교로 재차 비화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허치슨텔레콤은 GSM과 CDMA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로서 GSM서비스에 더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논란의 와중에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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