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중기획 SW산업을 살리자 (15);GIS산업

소프트웨어산업에서 가장 시스템통합(SI)적인 분야로 분류되는 것이 바로지리정보시스템(GIS)분야이다.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측면에서 GIS는 기본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개발된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실제 시스템 구축에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이상의 그 무엇이 뒷받침돼야 이 산업 발전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즉 GIS 구축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데이터(지리정보)를 구축해야 함은 물론이를 위한 각종 기계기기들이 사용되는 것이다.

이 분야의 국내산업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80년대 국립지리원이캐나다의 「지오비전」이라는 GIS도구를 도입해 사용한 것이 공식적인 첫기록으로 남아 있다.

또 80년대 중반께부터 데이터 구축을 중심으로 시설물 관리차원의 GIS사업을 해온 쌍용정보통신(당시 쌍용컴퓨터)이 美 시너컴사의 「인포맵」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한국통신의 통신선로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노하우를축적했다.

서울시도 80년대 말까지 나름대로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 구축작업을 진행해 GIS관련업체로 하여금 데이터 구축 및 나름대로의 망관리기술 확보가 가능토록 해왔다.

90년대 이후 이 분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서서히 관련업체도 증가했고95년 국가 GIS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관련업체들의 관심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속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업계를 중심으로 GIS용 소프트웨어를직접 개발해보려는 노력도 조금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첫 국산제품으로는 80년대 초부터 데이터베이스를 중심으로 프로그램개발을 진행해온 인하대 전산학과가 94년 발표한 「코레드지오」가 있다. 이어 95년에는 세일정보통신·KISTI·삼성전자 등이 공동 개발한 「제리스(GERIS)」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국산 GIS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나 개발여건, 정책적 지원은상당히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이 개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레드지오」의 경우 오랫동안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GIS소프트웨어개발작업을 해온 전산학과 배해영 교수팀의 작품이다. 그러나 여기에 자금을지원한 것은 한국IBM이었다. 제리스 역시 독자적인 엔진개발에 큰 비중을둔 제품이었지만 자금지원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같은 독자적인 연구와 개발노력에 대한 관련업계·학계의 무관심은 개발자에게 실패시의 부담을 갖게 할 수밖에 없었으며 기술개발분위기에 대한 열의를 식게 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에서의 국산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그나마의 연구성과를파급시키려는 노력도 부족한 가운데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 잠식은 매우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국 ESRI사의 「아크인포」, 호주 제나시스사의 「제나시스」, 영국 EDS사의 「GDS」, 미국 인터그래프사의 「프레임」, 미국 맵인포사의 「맵인포」 등이 관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GIS업계는 궁여지책으로 이들 외국산소프트웨어를 통해 GIS 프로젝트 물량을 확보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국산제품의 개발과 연구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전문가사이에서는 과연 국산 GIS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발결과가 시장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입장도 서로 다르다.

기존 연구성과를 그대로 진행할 때 『3년 정도의 기간이면 시장성을 갖출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국산 제품이 완성되더라도유지보수 및 대리점조직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는 유보적 시각이 교차하는 것이다.

사실 『「시설물관리분야」하면 「프레임」, 「도시정보시스템」하면 「아크인포」하는 식의 인식이 고정돼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 국산개발 GIS프로그램을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국산 GIS소프트웨어 「제리스」 개발의 중추역할을 한 한전네트웍조차도 최근에 수주한 지역난방공사 프로젝트를 호주 제나시스사의 「제나시스」를 이용해 낙찰받은 경우이다.

또 국내에서 이 분야의 경험이 가장 많은 쌍용정보통신이 영국 레이저스캔社와의 기술제휴협약을 맺어 국가 GIS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데서 보듯이 국내 기술개발력의 한계가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코레드지오」를 발표한 인하대의 경우 대학 연구과정에서 얻어진 기술성과로 학술적 차원에서 꾸준히 개발해 나갈 수 있지만 기업의 경우는 반드시이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인하대의 「코레드지오」와 한전정보네트웍의 「제리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각각 『데아터베이스기술 관련부분은 수준급에 해당하지만 나머지부분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과 『토폴로지부분이 구현되지 않는 등 아직 외국 소프트웨어와 비교할 때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하대의 경우 캐드 및 데이터베이스분야와 관련, 나름대로의 수출실적까지 갖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GIS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대형 프로젝트는 한건도 성사되지 못한 것또한 사실이다.

GIS전문가들은 국산 GIS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와 관련, 이의 상용화는차지하고라도 개발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어 관련업계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높아 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에서처럼 각 기업이 다양한 목적에 맞게 프로그램을 개발해사용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는 내용도 있다.

그 반대로 외국 유수의 GIS 기본소프트웨어 기반 응용프로그램을 바탕으로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 분야는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 선진 외국의 유명업체조차20∼30년전부터 진행시켜온 연구성과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해오고 있다. 국내 연구개발자들이 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개발하자고 나선다면 보다 광범위하고 기본적인 연구를 축적시켜 나가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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