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에 번들SW 대량 유통..유통질서 문란 주범

소프트웨어개발업체들이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정품과 똑같은 내용으로 제작, 번들용으로 공급한 소프트웨어가 용산 등 컴퓨터 전문상가에서 대량으로판매되고 있어 문제가 적지않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컴퓨터 제조업체나 컴퓨터 상가 입주업체들에게만 공급하고 있는 번들제품이 일부 상인들에 의해 소비자에게 재판매되고 있어 SW 유통질서를 크게 어지럽히고 있다. 또한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애프터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용산, 세운상가 등지의 컴퓨터 전문상가에서 자사의 워드프로세서가 대량으로 불법복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달부터 컴퓨터 조립업체 대상으로 「도스용 한글 3.0」과 「윈도용 한글 3.0b」를 정품 가격의10~15% 수준에 공급해왔다.

이들 제품은 제품상자 크기가 조금 작고, 상자에 「상가번들용」이라고 표시돼 있을 뿐 내용물은 정품과 다를 바 없는데, 일부 상인들은 이 제품을 매장에 버젓이 내놓고 정품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2만5천~3만원에 판매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글윈도우 95」도 컴퓨터 제조업체에 대량으로 번들공급하고 있으나 이 제품 역시 상가 소프트웨어 판매점으로 유입돼 정식 제품과 함께 팔리고 있는데 정식 제품보다 2~3만원 싸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일부 업체에선 컴퓨터 초보자들에게 「한글윈도우 95」 번들제품을 마치 정품인 것처럼 속여 팔아 「번들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애프터서비스를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구매자들만 골탕먹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상가번들용」 제품은 지난 달부터 불법복제 추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제작해 공급했는데 이를 악용한 일부 상인들에 의해 오히려 부작용만 늘고있다』며 『번들용 제품을 일반패키지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인들을 파악, 제품공급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