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중공업 이사 柳在斗
지난 89년부터 무역역조가 심한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수입선 다변화제도가 예상대로 오는 99년이나 2000년에 완전히 철폐되면 국내 공작기계업계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 같다.
특히 수입선 다변화 조치에 따라 직접 진출이 불가능한 현재도 기술제휴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문을 열면 국내업체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수입선 다변화로 묶인 현재도 공작기계부문 대일 무역적자는 6억4천만달러(95년)에 이르는데 시장개방 이후 일본업체가 선진기술과 치밀한 영업방식및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에 침투한다면 파문은 엄청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수요자들이 일제 공작기계를 선호한다는 점을감안하면 철처한 대비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시장을 개방하면 국내 공작기계산업이 고사할 수도 있다.
물론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도 예전에 비해 자생력을 많이 길렀고 수출도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이 61.6억달러를수출한 일본의 20분의 1도 못되는 2.9억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가 기간산업에 속하는 공작기계산업 육성은 시급하다.
그동안 일본의 공작기계업체들은 수입선 다변화제도에 따라 對韓 수출이제도적으로 불가능한데도 국내 공작기계 메이커와 제휴해 간접적으로 진출했다. 예를 들어 NC선반과 머시닝센터는 마작(Mazak)·모리(Mori)·세이키(Seiki)·OKK사가 국내 대기업과 제휴했다.
한편 많은 국내 공작기계업체들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국산화노력과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도 핵심부품의 대부분을일본업체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엔고 현상이 심각했던 한때는 대다수의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이 제조원가 상승으로 판매가를 인상해야 했고적자수출도 감수해야 했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7월에는 통산부 주도하에 대우중공업·현대정공·삼성전자 등 NC공작기계 관련업체가 공동으로 오는 99년까지 총6백억원을 투입해 핵심부품의 하나인 수치제어장치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자금을 투입해 핵심부품을 국산화해도 품질과 성능에 대한 불신과 경쟁업체들의 비협조로 수요가 증대되지 못해 지속적인 성능향상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이 부족하고 또 업계 스스로가 국내 기술을 불신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이보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손에 익은 장비를 재구입한다는 점을 중시해 인프라구축 차원에서 정부가 소규모 영세업체의 국산기계 구입자금을 전폭 지원하는 등 국산장비 보급촉진에 앞장서야 한다.
한편 공작기계의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부품 가공 부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사업을 전개하는 그룹의 우산속에 있는 공작기계 업체가 판로확보 측면에서유리한 상황이다.
이러한 대기업간 블록화 현상은 국산화율이 높은 중소 공작기계 전문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정부 차원에서 이들 업체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수입선 다변화제도 해지에 대비, 국내 공작기계 생산업체를 육성 보호할수 있는 정책수립을 재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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