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신규통신사업과 기술인력

현대의 통신산업은 각 사업자들이 자기만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해 오던

서비스부문의 상호결합화, 유무선 및 방송의 구분이 없어지는 통합화가 추진

되고 있다. 유선전화 위주의 음성통신 서비스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와

도」 통신가능한 개인지향적인 통신으로 변화하는 격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통신사업자들도 각기 제공하는 서비스를 고객지향

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시설확충 및 기술개발에 의한 서비스품질의 향상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통신산업이 구조적 변화

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고도의 선진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기

술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80년대 초만 해도 국내에는 컴퓨터엔지니어라는 단어가 생소할 정도로 기

술인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러한 기술인력난은 컴퓨터와 관련한 기반기술

부족 및 인력양성 노력부족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국내 컴퓨터산업의 잠재력

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컴퓨터 업계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며 학생

층을 대상으로 파급된 급신장은 인력난을 자연스레 해소시켜, 결국 산업전반

에 걸쳐 컴퓨터 기술인력을 고르게 확보할 수 있게 했다.

80년대초에 겪었던 이같은 기술인력난이 다시금 이동통신분야에 다가온 것

이다. 이동통신 기초기술분야 특히 전파와 관련된 국내기술은 미미하기만 하

다. 단편적으로 대학교에 전파공학과가 신설된 것도 최근 몇 년 사이일 뿐이

다. 또한 통신시장 개방이 임박한 현재, 인력난은 정보통신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정보통신시대에 부응하는 체계적인 인력양성 계획

과 방법의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무선을 이용한 통신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통제대상이었고, 무선의

사용도 방위용목적 이외에는 금기시됐다.

물론 전파분야의 기술인력 양성에는 몇 가지 장애요소가 있었음을 부인하

기는 힘들 것이다. 여러가지의 환경요인에 의해 상업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유선통신과 컴퓨터산업 투자를 게을리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외에

도 연구·개발 투자후 이에 대한 투자회수도 타산업에 비해 장기간의 시일이

소요되는 등 이동통신의 기반기술 구축을 위한 인력의 양성은 그만큼 어려운

과제로 인식되어졌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의 경쟁체제 도입과 신규사업자 선정 등은 침체돼

있던 기술인력의 양성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또한 소비자요구의 증대와 가

입률의 폭증 등에 힘입어 고객수와 서비스 보급률에 있어 선진국 대열에 진

입하게 됐다.

정보통신의 인프라가 갖춰진 선진국의 경우에도 이 같은 인력양성 프로그

램을 개발해 개선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폴리테크에서는 교과목과 1

년동안 인턴십(Internship)제를 두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할 수 있는 최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수정보통신 기술회사들도 원격방송을

통한 직장강좌·대학강좌 등을 제공해 이를 통한 학위취득이 가능하도록 프

로그램화하고 있다. 또한 화상회의·야간강좌·케이블TV 등을 통한 전문교육

이 자연스레 사회전반에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초고속통신망과 위성시대의 도래 등이 이를 더욱 가속화시켜 원격진

료·원격강의·재택근무 등이 생활화할 날도 머지 않았다. 이러한 인프라 환

경의 도래와 함께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

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중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은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무모한 기술인력의 스카우트 경쟁이나 잠재력이 풍부

한 고급인력을 입도선매하는 식의 마구잡이 인력경쟁은 철저히 지양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당국은 물론 관련 산업계나 학계에서도 풍부한 양질의 인

력양성을 위한 프로그램개발에 공동보조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인력의 양성이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국내산업을 보

호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金鍾吉 나래이동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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