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용 스피커가 사치품인가」
최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PC가 날개돋친 듯이 팔리면서 음성기능을 보강하기 위한 소형 스피커가 인기를 끌고 있다. PC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로는 음성지원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정부와 주요 언론사들이 정보화시대를 맞아 인터네트·PC통신·화상회의 등을 집중 홍보하고 있어 멀티미디어 PC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멀티미디어 PC 및 소형 스피커의 주요 고객들도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 등주로 젊은 층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PC에 필수적인 소형 스피커에 특별소비세가 부과되고있어 이를 구매하는 학생층이나 제조업체 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 의지와는 달리 소형 스피커를 특별소비 대상품목으로 지정해 19.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 스피커의 소비자가격에는 이같은 특별소비세 외에도 부가가치세, 교육세 등을 포함해 총 제품가격의 31.45%가 세금으로 포함돼 있다.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저가 제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원가의 30%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국산제품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들 역시 비슷비슷한 성능의 국산·수입제품 가운데 자연스레 싼 가격의 제품으로 손이 가기 마련이다.
수입제품과의 치열한 가격경쟁 외에 중소 업체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무허가 스피커 제조업체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가내수공업 형태로 스피커 유닛과 간단한 부품 및 대만 등지로부터 수입한 금형으로 소형 스피커를 생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불법유통시키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상품 포장에 회사 이름이나 전화번호, 전기형식승인획득번호 등을 표기하지 않은 채 저가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 가운데는 소형 스피커가 특별소비세 납세대상 품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회사들도 있지만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를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종합전시장에 소형 스피커를 출품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자사 제품이 특소세 납세대상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 한채 국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해 온 사례도 있었다.
용산상가 관계자들 역시 제품의 적법성 여부보다는 어떤 제품의 마진이 많은가에만 관심을 두고 이윤이 많이 남는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국산 소형 스피커가 경쟁력을 상실해감에 따라 이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멀티미디어 PC의 판매증가로 대기업들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이 들어오고 있지만 날로 늘어나는 인건비와 자재비가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데다 그나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특별소비세납세는 또다른 경영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납세를 충실히 하고 있는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 밀려나 해외로 눈을돌리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스피커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국세청 및 담당 정부부처에 수차례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은 업무가 법집행에만 국한돼 있어 소형 스피커에 부과되는 특소세가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는데에는 역부족을느낀다는 것이다.
중소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백만원대의 밍크코트는 특소세를 낮추고 10만원도 안되는 소형 스피커에는 30% 가량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법적용에 문제가 있다』며 『멀티미디어 PC용 스피커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보화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많이 본 뉴스
-
1
켐트로닉스, 반도체 유리기판·웨이퍼 재생 시동…“인수한 제이쓰리와 시너지 창출”
-
2
'대세는 슬림' 삼성, 폴드7도 얇게 만든다
-
3
“美 트럼프 행정부, TSMC에 '인텔과 협업' 압박”
-
4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5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6
트럼프 취임 후 첫 한미 장관급 회담..韓은 관세·美는 조선·에너지 협력 요청
-
7
삼성·SK 하이닉스 '모바일 HBM' 패키징 격돌
-
8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요람…바이오판 '반도체 아카데미' 문 연다
-
9
아모레퍼시픽, 'CES 화제' 뷰티 기기 내달 출시…“신제품 출시·글로벌 판매 채널 확대”
-
10
“시조새보다 2000만년 빨라”… 中서 쥐라기시대 화석 발견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