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韓·中 수교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국내 가전업체들의 中國현지생산이 올들어 에어컨·냉장고·청소기 등 백색가전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컬러TV·VCR·오디오 등 AV제품군과 주요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공장 건설에 경쟁적으로 나섰던 국내 가전업체들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가 蘇州에 백색가전 복합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8월 대우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天津에 백색단지 건설에 착수했다.
이는 일부 첨단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을 제2의 생산기지화·내수시장화하겠다는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대우전자의 天津 청소기공장을 비롯 하반기부터양산에 돌입하는 LG전자의 에어컨·전자레인지공장, 삼성전자의 냉장고공장을 시작으로 오는 99년까지 가전3사의 중국현지 백색가전단지 조성작업이 각사의 당초 계획대로 완료되면 연산 총 1천만대를 넘는 위용을 갖추게 된다.
또한 연관 부품업체의 동반 진출에 이어 가전3사는 중국 복합단지를 제품개발상품기획마케팅까지 현지에서 일괄 수행하는 체제를 갖춰 독자적인사업단위로 육성한다는 장기 전략이다.
가전3사의 백색가전제품 생산공장 건설은 AV제품군과 마찬가지로 11억중국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동남아·러시아 등 방대한 인근지역 진출을 위한경쟁력 확보를 노린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 내수시장은 급속한 소득수준 향상으로 백색가전 수요증가세가 AV제품군을 앞지르고 있으며 에어컨·전자레인지가 새로운 유망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기상품의 지위를 누려온 컬러TV·냉장고·세탁기는 저가 보급형에서 고급형 중심으로 대체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억으로 추산되는 도시거주자의 주요 가전제품 보급률은 컬러TV·냉장고·세탁기가 80∼85%에 달하고 있으며 VCR 55%, 에어컨 7%, 전자레인지 5%로 집계되고 있다.
90년대들어 중국의 가전산업은 80년대보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긴하지만 생산과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최대 유망시장이다.
중국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컬러TV 1천5백만대, 냉장고 8백만대, 세탁기 1천1백만대, 에어컨과 VCR는 각각 5백만대를 포함해 전년보다 23.5% 증가한 총 2백77억달러(21조6천억원) 규모의 가전제품과 부품을 생산했으며 1백70억달러(13조2천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숫자상으로 드러난 추세가 현지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에 낙관적인 전망을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컬러TV·냉장고·세탁기 분야는 현지업체들만 1백∼3백개에 달해 90년대들어 전체적으로 공급과잉 국면을 맞고 있으며 최근에는 생산조절을 위해 라인가동시간을 줄이거나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중국 가전업체들이 중저가 보급형 생산에 주력, 내수시장에공급하거나 염가로 수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생산 과잉추세는 대단위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에는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가전업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물론 가전3사의 경우 자기브랜드 중심으로 고급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기반을 다진 일본, 미국 및 유럽의 유명 가전업체에 비해 브랜드 지명도가 낮아 향후 중국에서의 입지확보 여부가 열쇠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난 80년대부터 부품 생산기지 및 유통망을 다져둔 일본업체들은 한국업체들보다 한발앞서 93년부터 「엔高」를 극복하고 보급률이 미미한 품목의 중국 내수를 선점하기 위해 에어컨·전자레인지 공장 등을 건설하고 완제품 생산에 속속 착수하고 있어 한국업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가전3社의 중국 관계자들은 『중국은 2000년대 세계 최대 가전시장으로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동시에 시장 선점경쟁 또한 가장 치열한 곳』이라며 『국내업체의 중국 진출 성공여부는 제품력과 함께 궁극적으로 마케팅 전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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