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독일 하노버市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사무기기 전문전시회 「세빗96」쇼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쇼는매년 열리는 이 분야의 전시회로서 세계 최대 라는 점 외에 지구촌을 하나로묶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으로 등장한 인터네트 열풍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면서 처음으로 열린 쇼라는 점, 올해부터 관람객을 전문비즈니스맨중심으로 운영한 점, 그리고 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산업 및 가전분야전시회(세빗홈96)의 가능성을 타진한 전시회라는 점에서 예년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66개국 6천3백여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60만여명의전문관람객이 방문했으며 각국에서 모여든 기자만도 8천명에 이르렀다. 또개막일까지 인터네트를 통해 적어도 60만건 이상의 세빗 홈페이지가 열람돼네트워크 컴퓨팅 전성시대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전시장은 이러한 열풍외에도 정보통신과 관련한 특색있는 신기술로 가득찼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술과 기존기술의 교류 및 공유의 장이 되었다.
세빗 96은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어닥친 인터네트의 열풍을 반영하듯 인터네트와 온라인으로 대표되는 기술및 제품 경합등을 통해 「新정보통신시대」로의 화려한 이행을 선언하고 막을 내렸다.
하노버박람회 운영위측도 세빗96에 대해 『인터네트시대의 첫번째 전시회』라는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전시장 곳곳에서 네트워킹기술과 이를 지원하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HW 및 SW적 요소가 내용적으로뒷받침되고 있었음을 확인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이러한 전시 내용의 특성은 올 세빗이 네트워킹 전성시대의 개막 宣言場이었음을 충분히 대변하고도 남음이 있다.
세빗 95가 「윈도95」라는 大주제하에 다양한 小주제로 연결되는 양상을보여주는 전시마당이었다면 세빗 96은 「인터네트」를 바탕으로 하는 네트워킹기술과 이를 지원하는 총체적인 기술이 뒷받침된 전시회로 규정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올 전시경향을 주도했다고 할 만한 두드러진 기술및 제품은 이러한 네트워킹및 온라인 기술뿐만이 아니었다.
이를 지원하고 보완하면서 상호 복합적으로 연계되는 기술및 제품동향이끊임없이 발표됐다.
주요한 내용만 보더라도 통신단말기와 컴퓨터의 결합을 통한 모빌컴퓨팅(mobil computer)기술, 더욱작아진 노트북 PC, 서로 다른 개인통신 표준을 수용하는 통신단말기기, 네트워크에서의 매킨토시와 윈도 간 호환성 구현 기술, 통합 IC카드기술및 장비, 완전한 계획에 의한 공장자동화 구현 노력, 그리고 1백20MB의 보조저장장치(플로피디스크)관련 기술개발 노력등이 꼽힌다.
또 샤프가 전시한 28인치 벽걸이 스크린 시제품이나 소니의 4인용 화상회의시스템은 영상전달 수단이 좀더 생활속에 가까이 접근해 왔음을 실감토록 해주었다.
PC가 성숙시장에 돌입한 유럽 컴퓨터업체들의 마키팅 전략이 노트북 위주로 전환하려는 시장의 추세도 읽을 수 있었다.
세빗96은 「인터네트 시대의 진입」 길목에서 쏟아진 신기술과 성숙된 기존 정보통신 관련 기술의 상황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장으로도 평가된다.
주요 산업 기술별로 전시관을 분리시켜 전시토록 하는 세빗에서는 이러한전시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독특한 특성으로 관객들의 관심을집중시켰다.
신기술은 신기술대로 그 착상의 기발함과 기술력에 의해, 기존의 기술및제품은 성숙할대로 성숙시킨 기술의 정점에서 나름대로 관객에게 독자적인기업의 이미지와 제품전략을 펼치는 수단으로서 메세겔렌데를 빛냈다.
지난해처럼 올 세빗쇼도 정보기술, 네트워크컴퓨팅, 컴퓨터통합생산, SW및컨설팅, 통신, 사무기술, 뱅킹기술, 보안장비및 카드기술, 연구개발등 9개전시주제를 통해 상호복합적인 연관성을 가진 최신 제품및 기술동향과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네트워킹분야는 인터네트에의 관심으로 인해 그 어느분야보다도 관람객들의 이목이 쏠렸던 주제였다.
인터네트 언어인 美 선 社의 인터네트 언어 「자바」를 이용함으로써 윈도와 매킨토시의 구별이 필요 없게 됐으며 더이상 PC사용자들이 대용량의 저장장치를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PC이용자들이 필요한프로그램을 인터네트에서 구입할 수 있게 돼 「인터네트 家電」이란 새로운개념의 인터네트 전용단말기의 보편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 분야는 또 전세계에서 몰려든 세심하고 주의깊은 전문 고객들이 상호정보 교류 및 언론매체등을 통해 알아낸 것 이상의 그 무엇을 확인하는 장이었으며 특히 미국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社와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샛별 네트스케이프社의 전시장은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MS社에 대해서는 제품 공급및 네트워킹분야의 전략상에 대한 변화유무를 확인했으며 유럽 바이어들은 네트스케이프社측에 유럽고객에 대한 적절한 지원 여부를 확인했다. 또 로터스社의 노츠 4.0버전과 쿼더덱社가 출품한 인터네트소프트웨어도 참관객들의 강력한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이분야의관심을 북돋았다.
IBM역시 인터네트의 확산과 관련해 고객들이 인터네트 사용상의 이점을 그대로 이용하고 데이터 확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PC서버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업체가 이분야 핵심기술및 이의 발전을 위한 노력의 대부분을차지, 새로운 정보기술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은 세빗이 2년연속 보여준 드문 특징이었다.
이외에도 주요 ISDN기술을 포함한 네트워킹업체, 데이터처리업체들은 각자의 파트너를 찾는 장으로 전시장을 십이분 활용해 세빗은 정보통신기술 확산과 교류의 주요한 매개공간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메세뉴스가 오라클社의 필립 크로포드씨의 말을 인용 「워크그룹의 지위가 엔터프라이즈 만큼 중시될 것」이라고 소개한 기사는 네트워크PC의 중요성과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오라클의 견해를 대변한 것이었다.
무선(Wireless) LAN의 등장은 통신단말기의 이동성(mobility)의 부각과 함께 노트북의 이동성을 높이면서 네트워킹과 컴퓨터분야의 시장성과 관련한중요한 변수를 암시했다. 이분야는 미국이 IEEE규격을, 유럽이 ESTI규격을각각 만들어 놓고 이제 확산에 나선 시점이란 점에서 중시되었던 분야이기도하다.
통신분야의 전시관은 역시 유럽과 미국의 대결장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노키아·에릭슨·모토롤러·AT&T등 내로라하는 유명 업체들은 서로 다른 통신표준을 수용해 인터페이스가 가능토록 한 기술 구현, 컴퓨터와 통신단말기를 결합한 모빌컴퓨터의 실현, 그리고 개인용단말기의 확산 노력등을 통해세빗 통신관이 최신의 통신기술 소개및 이의 확산을 위한 쉴새없는 교류의마당임을 잘 보여주었다.
DECT(Digital European Cordless Telecommunication)와 GSM(Global Systemfor Telecommunication)을 병행해 사용하는 제품과 문자메시지전송(SMS)기능이 부가된 제품, 개인 통신기기(PCS)에 내장된 컴퓨터의 모습은 모빌컴퓨팅기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전시회는 세계 유력 통신기기업체들이 GSM의 붐조성에박차를 가하면서 시장 확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가족용 PCS」란 新개념의 홍보를 통해 고객확보를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1인 1대의 개인통신단말기 보유 추세로의 이행이 국내뿐만 아니라 범세계적인 것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 이 전시관 참가업체들은 개인통신시스템의 향후 최대 고객으로서 미국과 함께 중국·일본등 아시아 국가를 주목하는데 주저하지 않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일본의 PHS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는않았으며 디지털 移通에 있어서의 CDMA 존재를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고 이방식을 미래의 통신방식으로 인정, 대비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통신관은 이밖에도 음성및 데이터통신은 물론 위성과 비디오텍스및 모빌통신 모니터등 이용가능한 지상및 위성체등을 활용한 영상및 위치정보의 교환과 관련한 신기술을 반영해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업생산과 관련해 뗄래야 뗄수 없는 중요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컴퓨터통합생산(CIM)분야에서는 3D모델링의 부각과 함께 제품생산정보시스템(PDMS)개념의 본격도입이란 점이 유난히 돋보였다.
CIM을 위한 완전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데이터운영(EDM)등이 세개의전시관에 걸쳐 펼쳐진 이 분야는 제품 설계 방식이 기존의 2D(2차원)모델링에서 3D모델링으로 본격적 전환하고 있는 흐름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러한 흐름은 전세계적으로 3D설계툴의 이용을 확산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돼 기존의 2D설계툴 이용시보다도 더욱 제품의 생산메카니즘을 효율화하는동시에 고급품위주로 생산 공정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견토록 했다.
또한 불과 1~2년전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던 PDMS와 관련해 다수의기계설계 관련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모습은 이분야가 생산의 효율화와 관련한 신기류를 형성해 가고있음을 반증했다.
일부 참여업체는 환경친화적인 PDMS, 즉 기존의 「제품설계->제품생산->시장 출하」까지의 단계를 최대한 줄여보자는 노력에 부가해 제품 출하후 2~3년 후의 제품 재활용 문제까지를 생산공정에서 미리 예상해 생산단계에서자원재활용까지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어 주목을 끌었다.
컴퓨터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지난 10년간 커다란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 박람회운영위측에 의해 강조된 가운데 컴팩社 주도로 3M과 파나소닉社등 3社가연내 내놓기로 한 기존 속도보다 80배나 빠른 검색속도를 가진 1백20MB 저장능력의 디스크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인텔과 사이릭스의 686칩 전쟁은 세빗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벌여 성큼 다가선 686 PC시대의 진입을 웅변적으로 알렸다.
세빗이 강조하고 있는 분야 가운데는 사무기기와 뱅킹기술분야를 빼놓을수 없다.
올 세빗의 사무 및 은행설비 관련 전시는 전통적인 기술분야에 포함되는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크게 부각되는 부분이 적은 반면 보안장비,카드기술분야에서 IC카드기술및 제품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최대 관심거리로주목을 받았다.
플래스틱카드와 IC카드 방식을 결합한 콤비카드를 통해 기존의 접촉식 또는 비접촉식의 두가지 방식으로 카드를 인식해 쓰도록 하는 기술및 장비가사무기,뱅킹,재무관련 세분야 전시회를 통틀어 최대 관심을 모았다.
이 분야는 최근들어서 표준화와 관련 기술의 중요성에 눈을 뜬 국내업체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분야중 하나이기도 했다.
특히 국내의 세빗 참가업체들이 IC설계 관련기술의 특허를 가진 외국업체에 달려가 콤비카드를 비롯한 IC카드의 새로운 경향에 대한 대책과 내용을문의하는 모습이 이채를 띠었다.
한편 이번 세빗 96의 국내 참가업체들쪽으로 눈을 돌려볼 때 업계참가자들스스로도 실망할 만큼 전시관련 노력이나 행태는 스스로 커다란 문제점을 제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통신관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중소전문업체들이 한국의 전자및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적인 내용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기술력과는 상관없이 통신관련기기를 중심으로 이뤄진 10여개 남짓한 중소전문업체들의 기술력 과시는 세계적 명성의 대기업 부스와 이웃하면서 한계를 느낄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2백~3백여사가 대거 참가해 서유럽은 물론 이제막 문이 열리기 시작한 동유럽시장의 교두보 확보에 열중했던 미국·대만·호주 등의 모습은 영업상성과와는 상관없이 이미지부각에서 실패한 우리나라와 큰 대조를 보여주었다.
이들국가의 업체들은 참관단 규모도 규모려니와 세계적인 명성의 자국 대기업들과 함께 참관단이 집중적으로 부스를 배치받아 마치 축제분위기를 연상토록 했는가 하면 독자적인 안내책자까지 내놓으면서 단합을 과시하기도해 여타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반면 電子산업 대국임을 자부해온 한국의 기업들은 부스위치선정이라든가위치 확보, 敵地인 해외에서의 단결력 과시하지 못한 점등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보 통신산업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기는 커녕 제자리를 지켰냐는 의문을 남겼다.
특히 삼성의 22인치 TFT LCD기술은 나름대로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반영한것임에도 불구,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전시관을 얻어 전시한 샤프와는 대조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장소를 얻음으로써 상대적으로 관객주의를 끄는데 뒤진 것이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았다.
윈도시대를 거쳐 인터네트의 대주제를 이끌어내면서 화려한 네트워킹시대를 예고하고 막을 내린 세빗박람회측은 또다시 새로운 영상정보혁명을 이끌어낼 신기술의 경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하노버 박람회측이 지난해 모든 계획을 수립하고 약 7백여 참가업체의 명단까지 마련해 올 가을 개최 계획이 밝혀진 세빗홈 96은 화려한 영상시대의 도래를 맞이한 가운데 또다시 전세계 멀티미디어 및 가전업체들로 하여금 새로운 신기술 교류의 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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