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노가다 죽이는 데 비수가 필요 없다"란 일본 속담이 있다. 즉, 막노동꾼인노가다는 장마가 계속되면 일감을 구하지 못해 비수를 맞지 않아도 굶어죽게돼 있다는 뜻이다. 일본다운 발상이다. ▼미국의 전자.자동차산업 기술을훔쳐 발전시켜온 일본은 오늘날 오히려 다른 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있다. 마쓰시타회장 고노스케의 경영기법이나 경영철학, 도요타의 생산방식인 도요타이즘은 미국.유럽에까지 전해져 널리 활용됐다. ▼우리나라도 일본에서 소사업부제.소사장제와 JIT.TQC 등을 도입했으며, 생산라인을바꾸거나 줄이는 방법을 통해 원가를 절감, 경쟁력을 강화했다. 심지어 국내S사는 한때 일본 샤프사를 모델로 삼아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상당히 오랜동안 연구한 바 있다. ▼바로 그 업체가 최근 인천지하철 신호설비 입찰에서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으로 공급권을 따냈다. 예정가격이 2백억원인 공사를1백13억원을 써내 공급권을 따낸 것은 일감을 얻기 위해 손해를 감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평이다. 반도체 경기호황 등에 힘입은 이 회사는 지난해 무려 2조5천억원이나 되는 흑자를 남겼다. 이같은 흑자를 바탕으로 규모가 작은 산전업체를 대상으로 "노가다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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