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대 기행] 정보화사회의 "데이브"

일전의 전자신문 해외만화에 "데이브는 인터네트에서 여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1천5백마일 밖에 산다니 딱하게 되었어"라는 재미있는 그림이 있었다.

인터네트를 통하여 거리의 감각이 없이 교제를 하다가 정이 들었는데, 막상애인 관계로 서로 사귀려니 육체적으로는 너무 멀리 떨어져 애로가 많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신기한 것은 아니다.

이미 컴퓨터통신이 일반화되어 PC통신, 인터네트 등으로 날밤 새는 올빼미가늘고 있다는 사례를 주변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주로 대화방에서 시시덕거리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지내고, 이러다가 특정인과 정이 들을 법도 하다.

아직은 문자를 주고받으며 교신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글자 교환 위주를가지고 인간적인 정이 들려면, 예전의 편지에 의한 낯선 사람과의 교제와같이 글자 메시지를 바탕으로한 추상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점점 음성이나 동영상을 주고받기 편하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이제거리감이 없는 실감 통신이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은 실감통신은 점차 빨라지는 통신속도와 더욱 강력해지는 처리속도로조만간에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향후의 펜티엄을 현재의 30배 처리속도를 갖는 프로세서로계획하고 있으며 이것은 주로 인터네트에서 창출될 신규 수요에 대비하여 개발중이라고 한다. 즉 초고속통신망과 결합하여 완전 동화상, CD수준 오디오,3차원 그래픽 등에 적합한 처리능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없이 빠른 통신과 한없이 빠른 처리속도를 가지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러한 정보화사회의 미래생활을 그린 시나리오는 그동안 지나치리 만큼많이 소개되어 이제 새로운 것은 별로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대부분의 이런 시나리오는 유.무선통신에 의해 거리를 초월하고 초소형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통한 음성및 화상으로 대화를 실감하며 실시간의 데이터베이스 검색에 따른 즉흥적인 자료제공 등으로 경쟁력있게 문제를 풀어간다는내용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개될 미래의 정보화사회를 여러형태의 가상극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래의 정보화사회를 배경으로 처음에 언급한 만화를 좀더 엉뚱한 방향으로전개해보자.

"데이브"는 자나깨나 컴퓨터에 붙어 사이버스페이스의 활동을 하여 컴퓨터를떠나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자신도 없다. 그래서 실제 여자친구가 비행기를타고 온다면 전혀 익숙해 있지 않은 육체적인 현실 사교생활에 겁이 먼저 난다. 그래서 "데이브"는 멀리 떨어져 있는 여자친구와 직접 만나지는 않고,원격통신에 의해 전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홀로그램으로, 여자친구가 마치 실제 앞에 있듯이 보고 말하며 사교생활을 한다. 위의 황당하게 들리는 기술 관련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인용한 것인데, 일본에서 실제 연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일본인 전문가가 몇년 전에 연구소를 방문, 소개한 것이다. 그는 당시 으스스한 예를 들었는데, 죽은 남편에 대한 특성및 지식베이스를 바탕으로 홀로그램을 구성하여 이 재현된 구성체와 부인이 대화하며 지낸다는 예였다.

"데이브"는 가상적인 원격 홀로그램과의 사교에 만족하지 못하여 드디어원격 결혼을 하게 되고 후세를 갖기로 결심한다. 현실 공포증이 있는 이 사이버스페이스맨은 신부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그의 씨를 우송하여 시험관아기를 출생시키고 아이의 커가는 과정도 원격으로 실감 통신하며 살아간다.

물론 이러한 가상만화의 전개는 황당하고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한없이 발전한다는 정보통신의 기술만 강조하여 미래의 정보화 사회를 그리다보면, 오래전에 이미 미래의 희한한 세계를 소설로 그려본 유명한 헉슬리의"멋진 신세계"와 같은 사회를 걱정해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무리 첨단기술이 초고속으로 발전을 한다 해도 모든 것의 기본은 인간자체에 있으므로 인간성을 넘어선 미래의 생활이란 한낱 괴물에 지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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