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기 디자이너들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사용의 편리성을 극대화하면서미적인 면도 겸비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공간활용과 생산단가도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다.
과거에 기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자신의 취향에 걸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기술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제품별 기능 차가 거의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통시장 개방으로 외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빗장이 풀리면서 이같은디자인 차별화는 국내기업들에 더욱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의디자인 조직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이를 상품화해 판매하는 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디자인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전체 조직 성원간의 유기적 결합이 부족함을 지적한다. 디자인과 관련해 전체 조직의 의견과 움직임이 총체적으로시스템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처음 디자이너가 제안한 제품형태가 아예 무시되고 새로운 형태로 상품화가이뤄지거나 획기적인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는 외면당하는경우는 이러한 문제점을 반증하는 좋은 예다.
올해로 디자이너 경력 18년째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의 윤지홍부장은 "제품설계와 관련한 디자이너의 지식도 필요하지만 기획.생산.영업 등 전 분야에걸친 전체적인 이해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미HP가 지난해 선보였던 "5L"의 경우 R&D.생산.마케팅.재무 등 여러담당자들이 18개월 동안 논의 및 연구과정을 거쳐 디자인이 완성된 제품으로전체 조직의 유기적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우수사례로 꼽힌다.
"버터플라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미IBM의 노트북PC "싱크패드"도 딸의 종이자르기 놀이에서 힌트를 얻은 한 중역의 아이디어가 제품개발및 판매로 이어진 경우로 제품개발에 대한 전사적인 결합을 반증하는 예다.
이같은 전체 조직의 유기적 결합 외에 기술의 뒷받침도 국내 업계가 풀어야할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제품의 초기 디자인이 아무리 우수해도 이에맞는 설계 및 생산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좋은 제품을 기대하기 어렵기때문이다.
지난해 화려하게 주목받았던 LG전자의 일체형PC "심포니홈"의 경우 후일상품화된 제품이 처음 디자이너가 제시했던 것만 못하다는 내부평가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설계기술이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디자인전문가들은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 전문디자이너의 양성이 체계적으로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을 들고 있다. 디자이너들의 창의력이 부족한 것도큰문제인 것은 물론이다.
서울산업대 공업디자인과의 홍석기교수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기업에소속돼 있어 실험적 연구와 독자적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그나마 소수인 프리랜서들은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치 못해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국내의 실정을 설명한다.
용역형태로 제품디자인을 추진하는 외국의 경우 디자인업체가 자체적으로통합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독자적인 디자인 및 디자이너의 양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디자이너 동아리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멤버십"은 이런 점에서우수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교수 및 학생들이 동아리형태로 모여 각종정보와 창작활동을 공유하되 별도의 결과물이 요구되지 않아 안정적인 창작활동이 보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정보기기 디자인분야에서 과거 "기능주의"가 중시됐던것과 달리 지금은 "감성주의"가 주류가 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제품의 고성능화보다는 소비자의 개성에 접근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디지털화와 무선통신.TFT LCD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디자인은 갈수록 맹위를 떨칠 것이 분명하다.
정보기기 분야에서의 디자인과 컬러는 이제 상품의 생명인 소비자들의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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