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중소기업청 신설을 발표한 이후 많은 신선한 의견들이 지면을장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뿌리 역할을 해야 할 중소기업이 현재 처해있는어려운 상황을 감안한다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전담기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결단을 크게 반영하는 바이다.
지금껏 역대 정권들은 중소기업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제도를 시행했음에도불구하고 지금의 우리 중소기업은 극도로 심각한 상태에 있다. 작년 한해에만도 조 단위의 이익을 내는 기업 출현 등 유래 없는 대기업 경제의 호황속에서 1만4천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쓰러지는, 이른바 경기양극화 현상을 초래, 선진국 도약의 문턱에 서 있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금융 지원을 위주로 각종 중소기업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과거 개발경제시대의 산물인 보호의 개념과 균등배분의 원칙이 지나치게강조된 나머지 판을 벌려놓은 기업에게는 옥석의 가림 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는 산타클로스식 지원정책이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는 개개 분야마다 시장 규모에 알맞고, 기업의 생존과 성장 발전에 필요한 적정 이윤이보장되는 적정수의 기업보다 훨씬 많은 수의 중소기업이 난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풀려나간 자금의 규모는 상당했지만 개별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지원은 실제 필요한 양에 크게 못 미치고, 이전투구, 제살 깍아먹기식의비합리적, 비도덕적 경쟁의 풍토를 야기시켰으며, 일부 부도덕한 기업의 고의성 부도, 수혜자금의 왜곡 운용 등은 당초의 정책 목표를 속빈 강정으로만들었다. 이러한 왜곡 현상들은 신용대출의 정착을 뿌리째 흔들어 버렸고,많은 선량한 중소기업의 자금난 가중 내지는 도태를 유발시키는 등 우리 중소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방해하는 악순환의 결과를 낳았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정책에 선별지원 원칙을 내놓고는 있지만, 그간 외적인요소에 더 많이 시달리며 길들여져 온 우리의 중소기업들은 급변하는 정보화환경에 신속히 적용하는 능력이 미비하여 작금의 많은 도산을 초래하는 또하나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금의 중소기업은 규모 면에서만 적을 뿐이지 경영 측면에서는 대기업과다를 바가 없다. 생산, 마케팅, 기술, 인력, 자금, 정보 등 경영요소에 대한종합적인 관리를 똑같이 필요로 한다. 중소기업의 도산은 이 중 몇 가지 경영요소들의 복합작용에 그 실질적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에는 금융용어인 "부도"라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근본 원인이 자금에만 있는것으로 흔히 탓해져 왔다. 중소기업청 신설을 계기로 중소기업 정책에 대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일시적 응급수혈식 자금지원에서 자생력의 기반을 길러주는 개개 기업별,경영요소별 지원정책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구촌 경쟁력으로무장한 멀티미디어 시대의 주역으로 키우기 위해서 중소기업간의 건전하면서도창의적인 경쟁을 유발시키는 정책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요구된다. 또한 현실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합적 관점에서 연구된 마스터 플랜아래 장기비전을가지고 중소기업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취약한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경영요소별 정보제공시스템 구축의 지원에 정책의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중소기업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고급전문인력의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국가공인기술자지위를 부여하는 등 전문인력에 대한 국가명예제도, 석박사 취득을 위한 입학특전과 병역의 해결 등 우수한 전문인력을 중소기업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강력한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 못지 않는 우수한 인력으로의 양성을 위해 각종 고급 훈련프로그램 개발 등 중소기업 종합 인력경영모델을 개발 보급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미래는 정보화와 기술력에 달려 있다는 것을강조하며, 정책의 초점도 여기에 두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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