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2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노벨사가 인수.합병(M&A) 실패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노벨은 지난해 9월, 유닉스 개발부문을 산타크루즈 오퍼레이션에 매각키로 한 데 이어 워드프로세서부문인 워드퍼펙트마저 매각키로하고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지난 94년 워드퍼펙트 등을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 시장 지뱅에 대항하려 했던 노벨의 야심찬 꿈은 이로인해 결국 무산될 지경에 처해 있다.
노벨이 지난 94년초 14억달러에 매입했던 이 회사를 매각키로 한 것은 특히그동안 강력히 추진해 온 PC 응용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를함축하고 있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네트워크 OS인 네트웨어로 이분야 시장을 장악한 노벨은 워드프로세서등 PC 응용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던 워드퍼펙트를 인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런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워드퍼펙트는 지난해 그동안 갖고 있던 시장점유율마저 상당부분 잠식당하고기진맥진한 상태에 빠졌다.
이유는 분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었다.
구윈도 버전용으로 만들어진 워드퍼펙트 워드프로세서의 판매는 특히 윈도95 출하 이후 급전직하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윈도95용 워드프로세서는 아직까지 출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워드퍼펙트의 영업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노벨의 워드퍼펙트 부문이 이렇듯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그러나 단순히 외적인 요인만은아니라는 게 분석가들의 진단이다.
내부를 깊이 들여다보면 노벨이 워드퍼펙트를 인수한 이후에도 두 업체의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갈등의 폭을 키워온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것이다.
다시 말해 노벨의 워드퍼펙트 인수는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커녕오히려 내부적인 갈등으로 분열 양상마저 띠어왔다는 지적이다.
워드퍼펙트의 주요 인사들은 노벨의 최고경영진들과 제품 전략에서 영업비용 책정 등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대립했고 심지어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보너스 지급에서도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드퍼펙트는 규범 존중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노벨은 이익 추구의기업정신에 투철한 데 따른 기업문화의 차이가 가져 온 결과였다.
이에 대해 로버트 프랑켄버그 노벨 회장은 최근 노벨과 워드퍼펙트의 기업문화가 엄청나게 다르다며 "양자간에 심각한 마찰이 있다"고 실토했다.
어쨌든 노벨은 M&A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으며 그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는 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네트워킹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PC 응용소프트웨어 등으로 다각화했던 사업을 정리하고 최근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네트워킹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노벨이 선택할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다.
이는 다른 한편, 노벨이 PC 응용소프트웨어 시장을 중시하고 워드퍼펙트인수를 결정했던 레이몬드 눌다 전회장의 시대와 결별하고 프랑켄버그 현회장체제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오세관기자〉
많이 본 뉴스
-
1
“中 반도체 설비 투자, 내년 꺾인다…韓 소부장도 영향권”
-
2
기계연, '생산성 6.5배' 늘리는 600㎜ 대면적 반도체 패키징 기술 실용화
-
3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4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5
삼성전자, 27일 사장단 인사...실적부진 DS부문 쇄신 전망
-
6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7
K조선 새 먹거리 '美 해군 MRO'
-
8
상장폐지 회피 차단…한계기업 조기 퇴출
-
9
GM, 美 전기차 판매 '쑥쑥'… '게임 체인저' 부상
-
10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는 누구?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