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컴퓨터 상권 "새판짜기" 한창

컴퓨터상권 파괴 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 용산과 강남에 집중되었던 컴퓨터 전문 상가단지가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금력이나 수요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지방 대도시에도 대규모 컴퓨터유통점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업계에 불어닥친 가격파괴 바람과 함께 "지역파괴"라는 제2의 유통 혁명이 일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상가는 기존에도 소매상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었지만 최근에이르러 전문매장이 밀집된 대형 쇼핑타운의 건립이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세진랜드 아프로만 등 대규모 컴퓨터 유통업체는 물론, 사무실 및 일반상가를 유치하고 있는 일반 유통업체들까지 전문화된 유통점확보에 나서고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가까운 곳에서 싼 값으로 각종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상권은 올해를 기점으로 용산과 강남을 탈피해 동서남북 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하는 지역으로는 영등포.서초동.천호동.고척동.구로동이며 강남과 청계천이 있는 동부지역 등 기존 상권도 분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지역은 주로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외곽의 부도심권에 해당되기 때문에기존고객이나 상가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천평에서 수만평의 대지위에 대형건물을 짓고 각 층마다 가전 컴퓨터통신기기 등 유사한 상가를 대거 입주시킴으로써 전문화된 매장특성을 지니고 기존 상권을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는 세진컴퓨터랜드와 아프로만이 할인점을 개설한 이후 새로운 상권 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 지난 93년부터 삼창산업(주)이 2만평 이상의 전자 단지건립을 추진하면서부터 일찍이 용산과 강남에 이은 제 3의 전자상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지역이다.

구로동에 위치한 영등포유통상가(주)도 기존 공구상가중 4천평 규모를 할당해 전문 전자상가로 전환하고 있다. 영등포유통은 상가 1층 전체를 백화점 식오픈 컴퓨터매장으로 꾸며 지난 7월부터 상가입주를 유도하고 있다.

세진과 아프로만이 대규모 쇼핑타운을 건립중인 신촌도 주목할 만한 지역.

특히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는 신촌지역은 젊은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계천이 위치한 동부지역과 강남지역 등 기존 상권도 지역내에서 상권분할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는 유명세 (?)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전자단지 입지 조건이 유리한 편이다.

강남에서 부각되는 지역은 천호동과 서초동. 서초동의 남부터미널 옆에는지하 7층과 지상 24층에 단일매장으로는 가장 큰 3만여평의 전자상가가 자리잡게 된다.

또 세원기공(주)이 남동부지역 소비자들을 노리고 천호동에 1천5백평 규모 의가전 및 컴퓨터 전문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청계천으로 대별되던 동부상권도 분할되고 있다. 프라임산업(주)이 기존 청계천 상권을 흡수할 만한 대규모 전자상가를 건립키로 한 것이다.

서울에는 앞으로 2~3년 이내에 10만평이상이 새로운 전문화된 전자상가단지가 등장할 전망이다.

컴퓨터 시장규모가 비교적 작고 수요기반이 약한 지방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컴퓨터상가가 전문화되고 지역적으로 분산되고 있다.

서울에 이어 1천억원대라는 최대의 시장규모를 갖고 있는 부산은 이미 수많은 유통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유통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역. 70여개의 업체가 밀집한 동래지하철역의 율곡컴퓨터상가와 연산상가가 전 문매장화되고 있는 동시에 컴퓨터뱅크 부산대부근 등 새로운 지역에도 상권 이형성되고 있다.

특히 오는 98년 부산에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완공될 한창정보타운은 청보 처리 개발업체와 아울러 컴퓨터기기 및 가전기기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기존상권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교동 전자상가로 대표되는 경북 대구에는 최근 북구 검단동에 4백여 업체 가입주할 유통센터가 건립되고 있다. 충청상권의 중추인 대전에서도 둔산지 역에 지방상권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큰 5천평이상의 전자랜드가 완공될 예정 이다. 지상6층 지하3층 건물규모인 이곳에는 대전시내에 있는 2백여 컴퓨터유통 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상가입주가 시작돼 현재 80 개업체가 들어와 있다.

특히 내년 초에 3층과 4층에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 멀티미디어 상가가 꽉 들어차게 되면 충청지역 최대의 컴퓨터 상권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미 전문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광주와 전주 등 호남권 대도시와 안양.분 당.일산 등 경기지역 신도시에서도 소규모 유통점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한장소로 집결시킬 수 있는 전문단지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컴퓨터 전문상가의 최대장점은 값이 싸고 제품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

뿔뿔이 흩어진 컴퓨터 상가들도 전문상가를 이루어 대규모 유통센터로 입주함으로써 기술지원이나 부품공급 등에 유리한 조건을 지니게 된다.

유통관계자는 이와관련 "컴퓨터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유통점도 사용자를 찾아다니고 있다"며 "상가도 제품을 파는데 집착하기 보다는 애프터서비스나 교육 등 사용자가 원하는 것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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