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자동차" 멀지 않았다

TV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넓고 확 트인 도로를 멋지게 달릴 수 없을까.

운전실력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고 차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10년 이상의 무사고 운전을 자랑삼아 여기는 정보통씨는 틈틈이 모은 돈으로전자식브레이크 ABS 파워핸들, 터보엔진 등 신기능 옵션을 장착한 신모 델의 자동차를 구매했으나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시원한 드라이브를 상상하며 차를 몰고 나가지만 집앞에 나서는순간부터 답답함에 곧 가슴이 터질 듯하다.

주말과 평일, 도심과 외곽 등 때와 장소의 구분없이 꾸역꾸역 나오는 자동 차의 행렬은 끊임이 없다.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도로위에 막대한 시간(?)을 뿌려야 하는대가를 치러야 한다.

교통체증은 단지 불편한 외출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로인한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천문학적인 수치로 올라가게 된다.

도로가 지속적으로 건설되고 있지만 교통체증 해소의 길은 열리지 않고 있다. 도로건설에 따른 엄청난 토지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동시에 그나마 확보 할수 있는 도로용 토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호등 체계의 조정이나 표지판 조정 등 흐름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한정된 교통 조건을 이용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점차 발전해가는 전자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점차 문제 해결책 이제시되고 있다.

이른바 꿈의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치측정시스템), 인공지능을 지닌 미래형 자동차, 종합적인 교통통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첨단 도로시설의 건설추진 등이 그것이다.

각 분야는 산업적 구분에 따라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궁극적으로 전자 정보통신 등 첨단컴퓨터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점차 통합되어가고 있는 추세 다. 미래의 운전자는 자동차로 처음 가는 낯선 도시지역의 한복판에서도 길을잃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둠과 안개속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하고 교통체증상황을 고려해 가장 빠른 지름길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지능형 자동차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능형 자동차의 핵심장비는 자동운행장치. 운전석 앞에 있는 가로 18cm 세로 16cm의 액정화면은 사방 1km 이내의 현재 위치를 디지털 지도로 보여준다. 지도에는 차량이 통과하는 지역의 도로와 역.학교.경찰서.병원 등 주요 시설은 물론, 탑승차량의 진행방향.위치 및 앞차와의 거리.현재속도 등이 소상 히나타난다. 운행중에 교차로나 커브길에서는 미리 "좌회전을 준비하라" "커 브길이 나타나니 주의 요망"이라는 육성녹음이 흘러나온다.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나타나면 초음파 및 적외선 센서로 영상을 인식하고 핸들과 브레이크까지 작동시킨다. 이쯤되면 자동차는 단순 차량이 아닌 이동 식첨단 정보기기가 된다.

몇해전 TV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았던 "전격 Z작전"의 주인공인 첨단자동 차"키트"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첨단 자동운행장치가 전체 차량의 2%에 장착되어 있는등대중화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오는 97년에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미래형 인공지능 자동차의 출현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GPS. 원래 군사용 으로 개발된 GPS는 냉전시대의 종막과 함께 자동항법시스템 분야에서 가장활용 범위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PS의 원리는 지구로부터 2만km 상공에 떠 있는 24개의 GPS위성이 쏘는 전파가 지상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이로 지상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파악한다.

GPS는자동차의 현재 위치와 진행방향 등을 파악하는 핵심시스템으로 자동차 자체의 인공지능과는 별개의 분야로 발전되고 있다. 비록 인간의 두뇌수준에 해당하는 지능화된 컴퓨터를 가진 자동차라 해도 GPS 없이는 자동운행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GPS를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되고 있으며, 수십cm 이내로 위치확인 오차를 줄이고 있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의 지능화 및 GPS의 고도화와 아울러 교통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첨단 도로시설 건설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첨단자동차와 함께 지능형 도로체계의 개발에 착수했다. 지능화된 첨단도로는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컴퓨터가 도로지하에 장치된 센서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으며 교통상황과 도로표면 상태를 파악한다. 또 이를 통신시설을 통해 각 운전자에게 통보해준다. 시설물에 불과한 도로가 자동차와 교신하는 등 자체적으로 지능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ITS라는 지능형 도로시스템 구축을 위해 앞으로 20년간 3천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차의 지능화와 함께 도로시설의 첨단화로 완전한 무인자동 운행의 실현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앞으로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하고 개선하는 동시에 과감한 투자를 병행한다면 교통문제는 의외로 손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복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