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연간 1천억달러를 넘어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이 됐다. 이는수출입국의 소리가 높았던 지난 77년 연간 수출규모 1백억달러를 돌파한 뒤18년 만에 10배나 성장한 것으로 산업체들의 노력과 정부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정책이 어우러진 결과다.
1천억달러 수출이 우리의 최종목표 수치는 아니다. 어느 측면에서 보면 1천억달러 수출은 우리나라의 대외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상품 무역규모가 2천 억달러를 넘어서면서 곧바로 달성한 것이어서 이제 우리가 선진경제에 진입 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추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수출 1천억달러 달성을 계기로 무한경쟁시대에 다른 나라들과의 수출경쟁에 서살아남아 대망의 경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부터 세밀한 점검을 해야 한다.
우리가 수출증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첨단기술의 자립화를 꼽을 수 있다. 기술의 자립화는 교역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국제무역환경이 날로 각박해짐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는 자본과 상품의 국가간 이동에 장벽이 없어진 무국경시대이며 기술 역시 대가만 지불하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첨단 핵심 기술의 이전은 보유 선진국들이 기피하는 경향이며 설령 준다고 하더라도 고 가화하는 추세라는 게 관련업계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술확보가 앞으로 수출확대의 관건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특히 전자.전기제품 분야에서의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기술확보가 무엇보다중요하다. 수출 1천억달러 달성에 일등공신인 반도체를 보면 전자분야에서 기술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반도체가 최근 단일품목으로 1백50억달러어치가 수출돼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15%를 담당한 것은 수출 주종품이 말해주듯 세계 반도체시장이 4MD램 등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 것이지만 우리 반도체업계가 이 제품분야에 대한 자체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반도체 수요는 16MD램.ASIC등 고부가가치형으로 바뀔 전망이어서 이 분야의 기술에 앞서 있는 일본이 시설 투자를 계획대로 완료할 경우 국내 반도체업계의 수출이 지금처럼 계속 활기 를 띨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여타 전자제품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제2、 제3의 수출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기술 확보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무역구조가 수입유발형이라는 데서도 잘알수 있다. 수출을 늘리려면 세계시장 수요추세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 해야 하나 기술부족으로 어쩔수 없이 관련기술을 도입할 수밖에 없고 또 이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기술과 기계류 등 자본재를 수입해야 하는 것이우리나라 산업계의 현실이다. 따라서 기술도입 대가는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없고 또 자본재 수입에 따른 무역적자는 커져 경제발전 이면에 주름살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술무역수지 동향을 보면 기술 도입액에 해당하는 기술료 지급 액은 지난해에 전년대비 34.9% 증가한 총 12억7천6백50만달러로 우리가 기술을 제공하고 외국으로부터 받은 돈、 즉 기술수출총액 1억1천80만달러의 1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물론 기술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으나 대부분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제조기술 이전에 따른 것이어서우리나라가 기술의 무역수지에 관한한 엄청난 적자국임을 말해준다. 특히 우리나라 전자제품의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정도지만 전자관련 분야의 기술료 지급액은 지난해 총 7억6천5백50만달러로 전체 지급액 의 60%에 달할 정도고, 그것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정부가 이러한 점을 감안, 현재 선진국의 10~20% 수준인 국내 기술기반 수준을 앞으로 5년 동안 50~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민간과 공동으로 2조원을 투자 、 전국 각지에 테크노파크를 설치키로 해 기대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나 산업계가 수출 1천억달러 시대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기술력은 우리가 선진국이 되고 안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가 기회있을 때마다 기술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은 그것이 곧수출확대를 비롯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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