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러시아통신시장 코리아 열풍 (4)

"러시아는 동유럽과 베트남、 그리고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 통신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지난달 10일 러시아 스타브로폴 자치주의 수도 스타브로폴시에서 있었던 12만 회선급 대용량 교환기 개통식 현장에서 만난 오영선 LG정보통신 러시아 지역장은 "러시아 통신시장 진출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운을 뗐다.

자체 재원이 부족한 러시아 연방정부는 각 자치공화국의 통신현대화사업에대한 투자를, 부분적으로 민영화한 각 지방 통신운영업체에 맡겨놓은 상태 다. 때문에 자치정부의 재정적인 능력에 따라 통신기반 구축의 속도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정이 충분한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통신시설 현대 화가 급진전하고 있는 반면, 돈이 모자란 지역은 그만큼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것이다. 이날 개통식을 가진 스타브로폴 자치주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고르바초프러시아 전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이 지역은 흑해와 카스피해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농업과 관광수입으로 주정부 재정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번 스타브로폴 지역에 개통된 물량은 호스트 교환기와 국간 연결교환기 (TANDEM)본체 및 원격교환시스템(RSS)등 총 7백만달러 규모다.

LG정보통신은 국내 교환기 4사중 가장 먼저 러시아지역 진출에 성공한 기업이다. 지난 93년 7월 러시아공화국 사마라시 정부와 대용량 교환기인 스타 렉스-TX1 공급계약을 체결、 러시아 통신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LG정보통신의 러시아 지역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현지화"(localization) 라는 말로 요약된다. 러시아 통신시장이 채 열리기전인 지난 91년 8월 러시아국영 통신기기업체인 볼나(VOLNA)사와 50대 50의 비율로, 자본금 3백만달 러의 합작사인 GSTC(올해 LGTC로 개명)를 설립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해온것이다. 모스크바 얌스코고가에 위치한 LGTC의 민인상 부사장은 "LG정보통신이 러시아 지역에서 국설교환기 분야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국설교 환기 이전에 스타렉스-SD、 50D、 IMS 등 각종 사설교환기를 지속적으로 공급 통신업체로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화작업을 꾸준 히실행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러시아 현지 기술자를 국내로 초청해 기술전수교육을 실시하거나 현지에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해 적극적인 기술이전을 하는 작업들도 포함된 다. LG정보통신의 러시아 진출은 사마라시에 이어 94년 스타브로폴주、 95년 6월바로네슈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계약을 체결한 바로네슈주의 경우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 카텔 등 세계 메이저 교환기 업체와 경합끝에 공급권을 획득、 국산 교환기 의경쟁력이 상당수준에 이르렀음을 입증했다. 계약규모도 총 7만 회선、 2천 만달러로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큰 편이다.

"러시아 지역으로 통신시스템을 수출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위험부담이 따르기는 하지만 상대방을 제대로만 선택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옵니다." 오영선 러시아 지역장은 특히 한번 선정되면 다른 기종을 바꾸기 힘든 통신 시스템의 속성을 감안할 때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러시아 통신시장에 어떤식으로든 발을 들여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도인 스타브로폴시에 LG의 교환기를 설치했던 스타브로폴 주정부가 올해8월 인근 키슬로봇스크시의 통신망 현대화사업의 파트너로 다시 LG정보통신 을 택한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계약은 초기물량이 1만 회선, 3백 만달러에 불과하지만 향후 5년간 15만 회선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장기적 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LG정보통신의 러시아 시장진출 전략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주력해온 통신시스템 수출과 함께 통신서비스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콤과 함께 러시아 연해주 국영통신회사 등 6개 기관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나홋카 시내통신회사(ROKOTEL:Russia-Korea Telecom)에 자본금의 5%인 10만달러를 투자、 운영사업에 직접 참여했다. 물론 LG정보통신의 교환기를 사용하는 조건이 전제됐다. 로코텔사는 시내전화 회선수를 95년과 96년에 각각 5천 회선과 4만회선으로 증설하는 한편, 서비스지역도 나홋카시 외에 파 르티잔스크시 등 연해주 전지역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LG정보 통신의 교환기 공급지역은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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