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치중했던 산업정책이 앞으로 수요자 중심 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초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과 함께 소비자 지향적 산업정책 개편 론이 최근 정책관련 세미나에서 강조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통상 산업부가 2005년까지의 장기산업발전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정책토론 회에서 참석자들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 주목을 받았으며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통산부도 이를 장기산업발전 정책시안에 포함 시킬 방침으로 알려져 일대 정책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소비욕구가 상품의 내구성보다 서비스 등 편리 성위주로 바뀌는 소프트화 현상이 급진전되고 있다는 지적이며, 이런 상황에 서정부가 기업체의 생산자 중심정책으로 일관하는 경우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소비자 지향적 산업정책론자들이 내세우는 논거다.
정부에서 분석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요인을 보면 높은생산요소비용 혹은 물류비용、 낮은 기술개발 등 주요 생산투입 요소임을 알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진단은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면 일면 정확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우리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낮은이유는 산업정책.경제구조가 모두 공급자 위주로 되어 있어 이것이 기업의 비소비자 지향적 경영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실 국제화.개방화 시대에 접어들어 우리는 세계화를 내세우면서도 정책 부문에서만은 여전히 지난 30여년 동안의 개발연대적 행태와 제도에서 조금 도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정책 역시 국제경쟁력 강화를 효과적으로 추진 한다는 차원에서 산업별 지원.육성에만 신경을 썼을 뿐 생산의 목적이라고 할수 있는 소비자 만족의 극대화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최근들어 기업들의 고객위주 경영사조와 함께 일부 산업정책이 바뀌고있긴 하나, 아직은 상당부문 기업보호책 개념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부인하기어렵다. 이로 인해 개방화시대에도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곧 국가경쟁력 강화책의 모두인 양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세계화는 정책적인 면에서도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화가 모든 부문의 선진화를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무한경쟁시대의 최종 심판자가 소비자임을 감안할 때 기업경영은 소비자 지향적일 수밖에 없다.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정책도 이를 감안、 소비패턴 변화 등의 수 요환경요인을고려해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 이는우리 기업들에게 소비자 위주의 경영을 가속화시켜 앞으로 완전히 개방될 국내시장에서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소비자 지향적 산업정책 개선론이 평가를 받는 것이다.
소비자 위주의 경영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 전산업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문제는 경직된 정부의 정책이다. 산업기술 지원정책만 보아도 과거처 럼백화점식 일반 지원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개별산업의 지원.육성 에매달려 있다. 기업은 이제 정부의 지원이나 간섭 없이 훌륭한 투자결정을 통해 이윤을 창출할 만큼 성장했다.
그런만큼 이제 정부의 산업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적 변환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산업정책이 소비자 지향적시장을 조성하고 기업에게 소비 자 위주의 경영을 하도록 개선 또는 개편하는것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산업정책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면서도 소비욕구의 개성화와 다양화 추세 등에 부응하고 제품의 편리 성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키는 방안을 강구하는 형태로 전면 재정비돼야 한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선진화.복지 사회를 지향하려면 엄격한 책임주의에 입각한 제조물책임법(PL법) 제정 등 소비자 안전보장 강화가필요하다. 물론 PL법 제정에 있어서도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지나친 부담이되지 않도록 기업과 소비자간의 형평을 고려한 법률제정을 우선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기업의 책임강도를 높여 나가는 게 바람직하 다. 정부는 이러한 소비자 지향적 산업정책을 펴나감에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 경쟁심을 촉발, 자진해서 변화를 조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산업의 발달은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는 인식이 세계화의 출발이라는 점을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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