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AV전문업체 오디오 사업 강화 속사정

올 하반기들어 AV전문업체들의 오디오시장접근방식이 전례없이 공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인켈、 태광산업、 롯데전자、 아남전자 등 AV전문업체들 은지난달부터 앞다퉈 실시하고 있는 할인판매.기획판매 등의 판촉행사를 연말까지 밀어붙일 심산이다.

이는 오디오수요가 정체되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진 전문업체들이 시장점 유율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AV전문업체들은 또 그동안 주력해온 하이파이컴포넌트에서 벗어나 미니컴포넌트 등 유망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인데 내년초까지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인켈의 경우 내년초까지 미니컴포넌트 모델을 지금보다 두배이상 늘린 10 여개로 확충키로 했고 태광산업、 아남、 롯데 등은 고급형 미니컴포넌트를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AV전문업체들은 이처럼 올 하반기들어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는 이유 는무엇인가. 일단 겨울철이 성수기인 오디오시장의 특성에 따른 업체들의 당연한 반응 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오디오시장 흐름을 지켜보면 그 이상의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전체 오디오시장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7%정도 신장될 전망이 다. 그런데 기종별로는 미니컴포넌트만이 7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있을 뿐 하이파이컴포넌트와 뮤직센터 등은 10~20% 정도 감소할 것으로예상된다. 그동안 AV전문업체들이 주력해온 시장은 바로 이들 내리막길 제품들이다.

전체시장이 늘어났음에도 불구、 대부분 AV전문업체가 지난 상반기에 매출 목표액에 크게 미달한 것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AV전문업체들은 올들어 사업다각화 등을 적극 전개해 왔다. TV등가전부문을 강화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컴퓨터사업에 본격 진출한 업체 도있다. 또 어떤 업체는 전화기사업에 뛰어들었고 게임、 음반사업에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이같은 신규사업을 통해 당장 결실을 거둘 수는 없는상황이다. 기존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AV전문업체들이 이처럼 "기존사업의 부진" "신규사업의 불투명"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의 탈출구로 AV전문업체들은 이제 주력사업의 대폭 강화를 선택했다. 최근AV전문업체들이 벌이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는 이러한 방향 선회 움직임을보여준다. 그런데 AV업체들의 오디오사업 강화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대는 삼성、 LG등가전업체들이다. 이들은 이미 미니컴포넌트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막강해졌기때문이다. 가전업체의 올해 미니컴포넌트시장 점유율은 올 연말께면 50% 를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켈、 태광、 아남、 롯데 등은 우선 미니컴포넌트시장을 적극 공략해 가전업체의 오디오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린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AV전문업체들은 최근의 판촉행사에 미니컴포넌트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다. AV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올연말부터 미니컴포넌트시장에서 전문업체들 의 입지가 크게 넓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AV전문업체들은 미니컴포넌트사업 강화를 통해 또다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소비자에게 "오디오는 전문업체"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최근 가전업체들의 오디오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오디오는 전문업체" 라는 등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집적회로(IC)등 핵심 부품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가진 가전업체들이 내놓은미니컴포넌트는 그 성능이 전문업체들의 제품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또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싼 값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 소비자 들은 가전업체의 미니컴포넌트를 선호하고 있다.

이같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이파이 등 가전업체의 다른 오디오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가전업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AV전문업체들은 바로 이 대목을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시장침체로 점차 오디오시장 쟁탈전이 지구력 싸움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지면 전문업체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는 게 전문업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 점에서 인켈、 태광 등 AV전문업체들이 최근 디지털신호처리(DSP)칩、 돌비프로로직시스템 등 그동안 하이파이컴포넌트에 써온 고기능을 미니컴포넌트에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AV업체들의 파상적인 시장공세가 얼마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미지수지만 올 연말께면 어느 정도 판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에 맞서 가전업체들이 어떤 형태로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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