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삐걱거리는 유선방송협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 회의실. 이날 협회는 현행 상임부회장직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관개정을 위해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84명의 회원중 77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가 개최됐으나정관개정에 찬성하는 표는 26표밖에 나오지 않아 상정된 개정안이 부결되는사태를 빚었다.

"공보처는 종합유선방송협회가 자기의 일개 부속과인 것처럼 "이래라 저래라 해도 되는 겁니까." "협회 집행부가 공보처와 협의를 거쳤다면서, 지금이헌법이나 마찬가지인 협회정관을 개정하려고 임시총회를 서둘러 개최해야 할때입니까." 임시총회에 참석한 지방의 몇몇 종합유선방송국(SO) 사장은 이같이 반문하 며협회와 공보처의 처사를 비난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사들은 2차 SO허가 등을 앞둔 시점인데도 공보처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개정안을 부결하며 협회창립이후 처음으로 집단적 반발을 보인것이다. 왜 정관개정안이 회원사들의 반발을 샀을까. 그 주된 요인은 김재기 회장 을포함해 현집행부의 업무추진과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지방의 한 SO사장은 "정관개정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은 특정인의 직제를 없애려는 데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공보처가 협회장의 말만 듣고정관을 개정토록 한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협회장이 그동안 자신의 독선적인 협회운영 등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정관개정의 당위성만을 주장하여 이를 통과시키려 한 데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는 것.

"공보처가 방송협회에 대해서는 이래라 저래라 말 못하면서 유독 종합유선 방송협회에 대해서만 일일이 "콩 놔라 팥 놔라"하고 있다"는 한 회원사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보처와 협회는 그동안 회원사들의 의사를 얼마나 관심을 갖고 수렴해 왔는지 크게 반성하고、 비판에 귀를 귀울여야 할 것이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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