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가격 "들쭉날쭉"

지난해 8월과 연말의 가격 및 특소세 인하와 지난 6월의 가격인하 등으로주요 가전제품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값이 올라간 품목이 있는가 하면 고가화 추세와는 달리 값이 떨어진 제품도 나타나고 있다. 같은 품목인 데도 업체별로 가격등락이 서로 다른 제품도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같은 현상은 가전3사의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중 내수시장 매출액을 판매대수로 나눈 대당 평균 출하가격 비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먼저 컬러TV의 경우 가격인하전인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들어 값이 올라간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상반기중에 최고 8.3%(LG전자)에서 최소 4.0%(삼 성전자)까지 올랐다. 이는 25인치 이상 대형제품의 판매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아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해석하면 가전3사가 시장수요의 대형화 고가화를 부추겨 2차례에 걸친 가격인 하를 극복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VCR는 가격인하와 가전3사의 보급형 제품 개발 및 판매경쟁 등의 영향으로 4.0%에서 9.2%정도가 떨어졌다. 보급형 제품과 고급기종의 이원화된 시장 수요 추이에 비추어볼 때 비교적 정상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은 각사마다 뒤죽박죽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냉장고 값은 서로 소폭씩 떨어지고 올라가는 대조적 인양상을 띠었고, 대우전자 제품은 무려 45.4%나 급상승했다. 냉장고도 대형화 추세로 급진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가격인하와는 상관없이 평균적인 출하가 자체가 약간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판매구조를 보이고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이러한 상반된 가격곡선은 결코 정상적인 모습이아닌 듯 싶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디스펜서를 채용한 자사의 문단속 냉장고가 의외로 판매호조를 보여 전체적으로 값이 약간 올라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하고있다. 대우전자는 올초에 출시한 2단 냉각방식의 제품 판매비중이 전체 냉장고 판매량의 90%이상에 달함으로써 상반기중 판매량은 14.7%정도 줄어들었지만 금액면에선 24.0%정도가 증가、 45.4%라는 가격상승 결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우전자의 냉장고 시판은 수량면에서 34만8천대로 전년동기보다 14.7%정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액면에선 24.0% 증가하면서 1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도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이 9.0% 가까이 떨어진 반면 대우전자 세탁기는 57.9%가 뛰었다. 대우전자의 세탁기값은 이에 따라 자사의 5대 가전제품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의 대당 평균 출하가 38만1천3백원보다 1만2천5 백원이 비싼 39만3천8백원이 됐다. 대우전자의 이같은 세탁기값 급상승은 그러나 지난 6월에 새로 내놓은 건조겸용 세탁기값이 같은 용량의 기존 공기방 울세탁기보다 39%(소비자가격 비교)정도 높아진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또 건조겸용 세탁기가 상반기 가격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최고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보급형 개발경쟁이 가장 치열한 전자레인지는 삼성전자와 대우전자 제품이 각각 25.3%、 16.7%씩 낮아진 데 반해 LG전자 제품은 45.4%나 높아졌다.

LG측은 숯불구이 전자레인지 등 고급기종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전체적인 출하가가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각사마다 가전제품 값이 급격히 오르 내린 데 대해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나름대로의 이유를 달고 있다. 또 이같은 평균적인 대당 출하금액의 비교는 개개의 제품모델에 대한 가격변동이라기보다는 제품별 시장수요 패턴과 업체별 부가가치율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 요소에 가깝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형제품의 판매비중이 컬러TV와 비슷한 구조로 크게 높아진 냉장고 출하가가 떨어진 것이나, 보급형 제품의 판매가 활기를 띤 전자 레인지의 값이 급상승한 것、 세탁기 출하가가 특별한 이유없이 급상승한 것등 상반기 가전제품 평균 출하가의 변동중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들어 잇따라 새로 내놓으면서 주력모델화하고있는 세탁기 신제품의 값(소비자가격)이 같은 용량의 기존 제품보다 10% 이상씩 비싸 지난 6월의 가격인하와는 상관없이 전체적인 세탁기 출하가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전제품값은 가격인하 추세와 대형화 고가화가 맞물려 당분간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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