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TV 표준규격의 제정 추진은 수상기 등 관련기술 개발보다도 훨씬 뒤처진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미국의 디지털 방식쪽에 초점을 둔 기술개발에 주력해 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렇다할 구체적인 연구결과나 합의점을 도출해내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말경에 "한국 HDTV표준방식 연구협력 컨소시엄"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한국 고선명 TV 위성방송 규격 잠정안"을 제안하고 정부(정보 통신부)가 이를 토대로 잠정적인 HDTV 전송기술기준을 내놓았으나 아직까지국제표준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HDTV 표준화는 현재 전송분야에서 미국방식과 유럽연합(EU)방 식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EU가 올초에 디지털을 전 제로한 위성방송(QPSK)과 유선방송(QAM)의 표준규격(전송분야)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미국쪽에 치우쳤던 국내 전문가들이 기술적으로 EU의 표준규격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본격화됐다.
미국이 지상파 방송(8VSB)과 CATV방송(16VSB)을 그랜드얼라이언스(GA) 시스템의 전송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비해 EU는 우리나라가 우선 실시할 예정인 위성방송 전송규격을 내놓음으로써 EU 표준안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높아졌다. 또 EU의 이같은 디지털 TV방송 표준안에 일본과 중국 등이 가세、 EU규격이 국제표준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모방송사가 현재 EU에서 진행중인 지상파 방송 전송표준(COFDM)과 미국의 전송표준(8VSB)중 어느 쪽이 우리나라 표준규격 제정에 유리한가를 비교분석 한내용을 보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우선 산이 많은 한국지형을 감안할때COFDM이 더 유리하고 8VSB보다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분석됐다. 무궁화 위성방송、 HDTV 위성방송 등과의 호환성에서도 16VSB(유 선방송)과의 호환이 가능한 8VSB보다 채널코딩으로 호환할 수 있는 COFDM이 더 유리하거나 같다는 것이다. 또 COFDM은 이동안테나를 수신할 수 있고 탄력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COFDM이 한국지형에서 한번도 측정해보지않은데 비해 8VSB는 이미 필드테스트를 거쳤으며 파워 측면에서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HDTV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 전자4사 등은 미국의 표준규격을 선호하고 있다. 이미 그동안 개발해온 HDTV 수상기도 미국의 GA규격에 맞춰졌으며 앞으로도 미국규격에 대응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 HDTV 표준방식 연구협력 컨소시엄내 전송규격 연구 소위원 회는 요즘 미국과 EU의 표준규격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불꽃을 튀고 있다. EU쪽을 선호하는 세력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나오고있다. 미국규격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그러나 HDTV 표준규격 결정은 기술적인 측면보다도 경제적、 정치적인 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 하고 있다. 특히 수출과 특허료 등의 경제적인 면과 여러가지 정치적 측면을고려할 때 광범위한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의 방식은 우리나라 HDTV 표준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EU방식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할 입장이다.
하나의HDTV 국제표준으로 전세계가 똑같은 HDTV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HDTV 방송규격으로 어느 쪽을 택한다 하더라도 표준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HDTV 표준화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과 함께 문화、 생활습성、 전통 등 구체적인 실생활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방식을 수용한다해도 표준화 과정에서 차별화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요구된다. 이에앞서 표준규격의 결정은 국제적인 상황뿐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와 특허료、 수출의 용이성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아 우리나라가 어떠한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향후 HDTV 시대의 국제경쟁 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되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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