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라에서 컴퓨터.통신.출판.TV 등은 서로 연계되지 않은 채 운영되면서 정부로부터 개별적으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들 분야가 통합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만약 미국에서 그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전세계의사법가.입법가.행정가 들이 서로 자기의 관할이라 책상을 치며 소리칠 것"이라고 흔히 말한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거의 마찬가지이다. 최근 게임산업이 급격히 커지면서 정통부.문체부.복지부 등 3개 부가 서로 자기 관할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핵심은 게임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산업이 복잡하고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이러한분쟁은 이제 시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미국 전화회사인 벨 애틀 랜틱과 CATV업체인 TCI의 동맹처럼 전세계 기업체들이 다른 업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멀티미디어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특정 업종이나 분야를 종전처럼 영역을 구분、 규제하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인휴대통신(PCS)의 개념 논쟁은 그런 점에서 구태의연하다. 당사자들은 개념규정을 통해 정부에게 상대 업체들 을 이 분야에서 배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밑바닥에 깔린 생각이다. 정부가 그것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곧 업체들 스스로가 정부의 규제를 받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 기업체부터 먼저 멀티미디어시대에 걸맞은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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