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토대로 한 영화 제작이 늘어 만화를 본떠 만들어지는 영화가 늘고 있다. 종래 영화의 원작으로 인기를 누리던 베스트셀러 소설의 자리를 점차 만화에 내주고 있는 인상이다.
금년 여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외국영화 "배트맨 포에버"와 "져지 드레드"는 두편 모두 유명만화를 모델로 했다.
영화 "배트맨시리즈"는 지난 39년 보브 케인이 그린 동명의 만화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만화판권을 가지고 있는 DC코믹스사는 지금까지도 배트맨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시리즈를 계속 내놓고 있다. "배트맨"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로빈과 투페이스가 등장하는 27권을 토대로 삼고 있다.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져지 드레드"는 영국 작가 존 와그너와 만화가 카를로스 에즈쿠에라가 지난 78년 "AD 2000"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기 시작한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이 영화도 판권을 가진 DC코믹스사에서 계속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를 원작으로 2편의 만화영화와 1편의 극영화가 제작중이 다. 만화영화로 제작중인 작품은 원작자 이현세씨가 직접 감독을 맡은 "아마 게돈"과 이규형감독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만화가 허무영씨가 그림을 그린 헝그리 베스트 5"이다. 극영화로 만들어지는 만화는 만화가 허영만씨의 장편 만화 "48+1"로 영화제목은 만화와 같다.
이들 영화는 현재 연말개봉을 목표로 제작중이며 스토리와 극중인물의 성격 을 그대로 영화에 차용, 만화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게돈"은 우주전쟁을 담은 공상과학(SF)물로 이현세씨의 주인공 까치가 만화의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개성이 강한 선수 5명으로 구성된 대학 농구 팀의 이야기 "헝그리 베스트 5"도 만화의 주인공 모습과 성격을 영화속에 그대로 반영했다. 도박사들의 비정한 세계를 다룬 "48+1"도 만화의 기둥줄거리는 그대로 살리되 극적 재미를 높이기 위해 인물의 성격을 약간 코믹하게 만들고 주인공들의 행동방식 역시 현실감있게 고쳐 영화화하고 있다.
만화와 영화는 두 장르 모두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과 인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허구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통 점이 있기 때문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제작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장편만화의 경우 스토리 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만화를 그대로 영화로 옮기거나 만화에 나타난 주인공의 성격과 특성을 영화에 이용하는 현상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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