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박세영;이웃집과 인터네트

우리 말에 "옆 집 숟가락 갯수까지 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옛날에는 이웃과 가까이 지냈고 큰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았기에 이웃의 사정을 잘 안다는 말이다. 그때는 같이 못살았기 때문에 감추어야 할것도 별로 없고 남의 집 물건이 별로 탐나는 것도 없었다.

그러니 담이라고있는 것이 여기부터는 우리 마당입니다하는 표시 정도이지 제대로 된 대문이나 경계도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조금씩 잘 살게 되면서부터 이 담들이 높아지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옆집 숟가락 갯수는 커 녕 누가 사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 생활은 점점 폐쇄적이고 개인주의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런 반면 컴퓨터의 세계는 독립적으로 동작하던 것이 점차 한 지역내에서 서로연결되더니 이제는 전세계로 연결되어, 세계 어느 곳과도 쉽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인터네트의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터네트의 사용자 는 이미 4천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사용자의 확대를 위하여 모자이크(mosai c)나 네스케이프(nescape)같은 훌륭한 브라우저도 공짜로 제공해 주고, 중요한 정보도 돈 받지 않고 그냥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사람들이 어느정도 인터네트에 중독되고, 인터네트가 없으면아무 일도 못하게 될 때가 오면 분명히 많은 돈을 브라우저 사용료로, 검색 된 정보 값으로 요구하게 될 것이다.

사용자 수가 많아지고 용도가 다양해짐에 따라 현재 사용하고 있는 32비트의 IP(Internet Protocol)주소 체계가 벌써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어 새로운 1백 28비트IP 주소 체계를 사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것이 사용되면 현재의 IP 주소가 크게 확장되기 때문에 웬만한 컴퓨터는 물론 전자 기기들도 모두IP 주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가정에 있는 가전 제품에도 IP 주소를 하나씩 갖게 되어 컴퓨터의 통제를 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도 전화에 의한 전기밥솥같은 가전제품 일부는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전원을 켰다 끄는 정도의 수준이다. 컴퓨터에 가전제품이 연결되면 훨씬 지능적인 일이 인터네트를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 이를 위한 구체적인 가정용 시스템도 제안되었다. 미래의 가정에서 사용될 가정정보시스템(Home Information System)은 우선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1G의 메모리와 32G의 디스크를 갖는다. 그리고 펜티엄(P5)의 미래인 P9수준의 프로세서를 갖는 기가 PC가 가정서버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1초에 1백55MB의 전송속도를 갖는 양방향 광케이블이 가정에까지 들어오게되고 벽에는 72인치 벽걸이 평면스크린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MPEG-2 /HDTV 수준의 동화상을 감상할 수 있는 무선 가정 LAN을 설치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 대형스크린앞에서 영화도 보고 쇼핑도하고 골프 연습까지 하게 될 것이다.

멀리있는 부모와 얼굴을 보면서 전화도하고, 도서관의 책도 찾아보고 심지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않고 학교교육을받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하여 전문 지능형에이전트도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그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려면 극복해야 할 기술들도 아직 많이있다. 실시간 운용체계, 멀티모달을 지원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들 이 쉽게 프로그램할 수 있는 도구들의 개발, 그리고 통신과 컴퓨터가 결합함 으로써 발생하는 데이터 전송속도의 해결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개인이나 단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누출을 막아줄 수있는 보안에 대한 기술개발이 있어야 하겠다. 내집 숟가락 갯수가 일방적으로 나도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일은 별로 바라고 싶지 않은 일이다. 우선 내집의 밥솥 뚜껑이 미국에 있는 어느 한 해커에 의해 열렸다 닫혔다하는 꼴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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