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의 세계] "멀티"인터페이스

지난 5월 미국 덴버에서 개최된 CHI 95국제학회에서 흥미로운 토론이 하나있었다. "Anti Mac"이라고 이름지워진 이 토론에서는 매킨토시를 중심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GUI(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미래의 컴퓨터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언어"가 강조되었다.

매킨토시 컴퓨터에 처음 이용된 GUI는 명령어 방식에 비해 쉽고 사용이 간편 하여 컴퓨터의 새로운 세대를 강조하였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컴퓨터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발휘하는 현실에서 GUI는 낙후된 개념이라는 주장도 대두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아직까지 이것이다라고 정의된 바가 없는 상태에서 많은 제품 들이 출현하고 있다. 단지 말 그대로 여러 미디어를 결합하면 멀티미디어가 되는 것으로 기대하는 지금까지의 멀티미디어는 대부분 컴퓨터에 TV나 무선 전화기.팩시밀리.모뎀 등을 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현재 멀티미디어 제품들은 각각의 제품에 비하여 복잡한 구조와 작동방법을 가진 반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생활을 가능하게 만들지는못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현재의 멀티미디어는 인터페이스만을 악화시킨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제품개발자들은 제품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편리한 키보드, 손에 잡기 쉬운 리모트컨트롤, 전화 수화기, 산뜻하고 보기 좋은 그래픽 등.

인간중심의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하여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자. 멀티미디어 제품에 대해 사용자가 진정 바라는 것은 다만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인가? 아니면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일이나 학습보다 오락인 가?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하고자하는 업무나 오락 자체를 편리 하고 즐겁게 하여주는 수단이 되어야 하며 그 자체만이 편리한 것은 의미가 없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의 불편은 익히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소프트웨어 그 자체지 키보드나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한 두개의 아이콘 모양이나 색상은 아니다.

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의 주 관심사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사람과 통화 를 하는 것이지 전화수화기의 모양이나 크기가 아니다.

멀티미디어 제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주변장치나 모니터의 크기, 화질, 색상과 같은 물리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니다. 복잡한 사용방법과 한꺼번에 뒤섞인 여러 기능을 이해하여야 하는 어려움과 같은 심리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줄 인터페이스가 보다 중요하다. 사용자는 멀티미디어 제품의 사용이 편리하고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의 PC와 같이 사용하는 데 특별 한 지식과 스킬을 요구하여 컴퓨터와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일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주눅이 들고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보다 오만한 기계를 옆에두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이다.

멀티미디어는 정보사회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정보사회를, 정보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정보의 가치가 높은 사회로 이해한다면 정보사회에 서 정보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나아가 정보사회에서의 정보소통 은 사람과 사람사이 뿐만 아니라 정보사회를 구성하는 사람과 기계, 조직, 환경사이에서도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사람과 기계, 환경 사이의 정보소통을 커뮤니케이션의 넓은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멀티미디어는 이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기술 또는 제품이 돼야 할 것이다.

인간중심의 인간에게 친근한 멀티미디어 기술은, 인간중심의 인간에게 친근 한 인터페이스에 의하여 가능할 것이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초를 이루는 언어를 미래의 인터페이스로 생각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의 하나라 할 수있다. 이구형 LG전자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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