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가서 자리에 앉으면, 종업원이 손님에게 내미는 것이 있다. 종업원 이 보여주는 종류별 음식 목록과 가격 등(더러는 요리의 사진까지)이 적힌 판을 메뉴판이라고 한다.
"메뉴"는 외래어로서 굳어진지 오래되었지만, 이 말도 문체부 순화집에서는" 차림표"라는 우리말로 순화되었다. 음식을 상 위에 적절하게 배열하는 것을" 차린다"라고 하는데, 이 말이 전산기의 운영에도 적용되어서, 사용자가 선택 할 수 있는 "작업 항목의 목록"이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주문할 때는 특히 메뉴판을 쓰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 하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음식점에 들어가서 메뉴판에 적힌 요리 이름을 읽기도 어렵다. 이때는 희망 요리를 그저 손가락으로 지적만 하면 된다.
전산기에서도 이 차림표는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제공되는 사용자 사이틀(인터페이스)이다. 하나의 응용 풀그림이 지원하는 여러가지 기능 은 먼저 비슷한 계열끼리 묶여진다 (마치 중국집 메뉴판이 면류, 요리류, 주류 등으로 나뉘어 있듯이). 문서처리기라면 불러오기, 저장하기, 새이름으로저장하기 끼워넣기 등을 "문서"라는 계열명으로 묶을 수 있다. 비슷한 계열 의 작업을 한 자리에 모아서 사용자에게 제시하면, 사용자는 먼저 차림표를 불러낸 다음(대부분은 F10이나 ALT를 누른다) 단지 차림표 막대를 이동시키거나 다람쥐를 움직여서 작업을 실행시킬 수 있다.
차림표 방식이 사용되기 이전의 문서처리기가 "보석글Ⅰ"인데, 이 무른모에 서는 사용자가 저장, 불러오기, 인쇄, 찾기 명령들을 일일이 내려주어야 했다. 보석글 이후 우리나라의 모든 문서처리기는 모두 이 차림표 방식의 사용자 사이틀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 방법은 더욱 발전되어 차림표가 글자가 아닌 그림을 보여주고, 하고 싶은 작업, 선택하고 싶은 내용을 나타내는 그림 을 지적하면 되는 데까지 이르렀다.
"윈도즈" 체계는 바로 이러한 그림 사용자 사이틀(GUI)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방식은 아이들의 교육용 무른모, 각종 업무용 무른모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통신망에서도 지원하게 되었다. (데이콤에서 운영하는 통신망인 "천 리안"이 "천리안 매직콜"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 방식을 제공한다.) 김병선(국어정보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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