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업계는 80년대말에 GIS가 급속히 파급되면서 시장성숙을 전망했으나 결과적으론 시기상조였다.
이들업체는 국가적 관심이 일기까지 7년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
이 때 "시장이 성숙하면 한몫 본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참여했던 업체들은 시장확대가 이뤄지지 않자 어떻게라도 유저사이트를 확보해야만 했다.
이제와서 사업을 포기하기엔 이들업체가 그간 투자해왔던 것이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당연히 저가로 타업체의 사업제안서 제출 사이트에 끼어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제살깎아먹기"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인해 업계의 전반적인 용역비를 깎아내리는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업계의 저가수주는 GIS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한 지방자치단체가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할 때 발생한다.
여기에다 엔지니어링 성격의 사업특성상 일단 한번 낮은 가격으로 수주한 사업자의 경우 다시 실사업비에 준한 사업비를 인정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덤핑수주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모업체의 간부인 A씨는 "일단 덤핑으로 GIS사업을 수주한 이후에는 설계변경 을 통해 사업내용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내용을 줄이는 경우 덤핑가격에 맞출 것이고、 또 설계변경 등으로 내용을확대해 추가비용이 들게 하는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2차발주가 이뤄질 때는 수의계약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에 1차수주 의 덤핑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인이 보기엔 설계변경이 그리 쉽게 가능하느냐는 의문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의 지적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모대기업 B씨의 말은 이렇다. "유저사이트에 GIS전문가가 없다. 따라서 덤핑 가격에 맞춰 내용을 다소 부실하게 해도 알기어려운 상황이다. 검수를 철저 히 한다면 덤핑을 하래도 못할 것이다" 결국 덤핑수주는 GIS업계의 제살 깎아먹기에 부실공사까지 몰고 온다는 결론 에 도달하게 된다.
더구나 GIS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기관일지라도 예산반영에 도달하기까지는 첩첩산중이기에 저가공급업체를 찾게 되고 결국 상황은 반복된다.
서울시의 70년대말 도시차원의 GIS구축계획 무산은 재정 문제의 한단면을 잘보여준다. 당시 서울시의 국장급이었던 L모씨만이 즉각 추진을 주장했을 뿐이었다. 대부분의 국장들이 재정문제및 향후 성과불투명 등을 들고나와 추진 주장은 엄두도 못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지적과 최종욱씨의 증언 이다. 물론 당시 예산이 문제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밀고 나갔더라면 시행 착오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상당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으리란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가 이러한 멍에를 지고 있는 반면에 각급행정기관이나 공공부문 수요자 는 업계로부터 역으로 상당한 혜택을 누려온 것도 사실이다.
모공공기관의 경우 최근 GIS사업 수행자 선정을 위한 사전 자격으로 *기존 시스템과의 컨버전 가능 *2명의 직원에 대해 3개월간 무상교육 *1주간 무상 해외교육 등 3개항을 제시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으면 업체에 입찰제안 자격조차 주지 않았고 업체 들은 아무도 이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미국 등 GIS선진국이 업그레이드시 SW와 관련해 약간의 비용을 받거나 무료로 수행하는 경우와 전혀 딴판의 실정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공공기관이 주가 돼온 GIS분야의 용역비는 책정예산 자체가 너무나낮은 가운데 과당경쟁이나 덤핑입찰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지난 78년께 서울시의 지적도 정리사업에서 모업체는 시예정가의 50%수준인 2억여원이하로 입찰가를 제시해 무난히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몇년후 결정된 서울시청 2차 지적도 관련사업 수주는 다른 업체에 돌아가고 말았다.
최근의 사례로는 모공사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Q사는 3억원의 프로젝트를 20 %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수주했다. 물론 차후 수주를 노리거나 유저사이트 확보라는 점으로 이해가 된다.
이런 사례는 덤핑의 폐해와 현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의 일단에 불과하다. 여전히 덤핑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최근 GIS업체들은 축적된 경험과 능력을 토대로 그간의 상황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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