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제지 서승석 연구소장

"신문용지 복사지 아트지 등 단순기술을 사용한 제지 제조로는 장기적인 회사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90년대초부터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지 생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한국제지 서승석연구소장(42)은 현재 국내 대부분의 제지업체들이 대량생산.

대량수요에적합한 범용지 생산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 내수시장의 활황세에 도 불구하고 성장성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고 밝힌다.

한국제지는 캘린더 고급잡지 등에 많이 사용하는 아트지를 주로 생산, 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린 국내 제지업계 선두주자다.

서소장은 "한때 본사가 있는 안양에서는 딸 가진 부모들이 한국제지 직원이 라면 더 묻지도 않고 결혼시키기도 했으나 이제는 제지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그렇지 않게 됐다"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한국제지는 지난 93년 생산품목 고부가가치화의 일환으로 당시 보급확대 추세에 있던 컬러 잉크제트 프린터 전용용지 개발에 나섰다.

서소장은 "컴퓨터를 모르는 제지업체에서 컬러프린터 전용용지를 개발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몇번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연구원들이 열성적으로 제품개발에 매달려 최근 "로얄젯" 개발에 성공했다"고 개발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털어놓는다.

컬러프린터 전용용지는 수성잉크가 종이에 접촉시 번지는 등의 현상을 방지, 일반용지와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적절한 공극구조를 갖는 종이표면에 특수화학약품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 기술이 컬러잉크제트 전용용지 개발의 핵심이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기존 잉크제트용지의 단점인 잉크번짐성 및 내수성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로얄젯"은 저해상도용지와 고해상도 용지로 구분돼 판매되던 기존제품과는 달리 저해상도에서부터 고해상도 프린터에까지 사용할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서소장은 강조한다.

현재 컬러잉크제트 프린터는 삼보 한국휴렛팩커드(HP) 롯데캐논 등이 40만원 대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지만 카트리지 전용용지 등 소모품은 3만 4만원대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소모품 가격이 비싸 컬러 잉크제트 프린터를 장만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수입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제지에 서는 국내 독자기술로 전용용지를 개발 공급하기 때문에 외산 전용용지의 반값 수준에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컬러프린터 용지를 개발하다 보니 컴퓨터에도 눈이 트였다는 서소장은 앞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일회용 종이팩 등을 개발, 전세계적인 환경보호 추세에 부응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포부를 밝힌다. <함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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