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경쟁체제 본격 돌입 정보통신 대변혁 (6)

정부에서 이번 발표한 통신사업 구조조정 계획으로 신규 허가되는 통신서비스 리스트에 무선호출 제3사업자가 포함된 것은 대단히 의외라고 보는 시각 이 많다.

일단 무선호출 서비스가 94년 제2사업자 등장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수요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데다 이러한상황에서라고 과연 초기 투자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기업이 나타날 것이냐는 문제다.

더구나 이번 구조조정 조치로 신규 허가될 통신서비스의 종류가 많은 상황에 서 구태여 가장 "전망이 불투명"한 무선호출사업을 선택하려는 기업은 그리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선호출 제3사업권은 신규로 허가되는 통신 서비스중에서 가장 인기없는 "관리대상종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무선호출 서비스 가입자는 올해 6월말 현재 8백여만명.전체 인구 대비 로 약 18%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무선호출 서비스 이용가능 연령을 15 ~50세라고 가정한다면 가용인구의 40% 내외가 무선호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경우 전체인구의 20%가 넘는 4백20만명의 가입자가 무 선호출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말이면 수도권 보급률은 22%、 전국적으로는 20%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무선호출 보급률이 제일 높은 싱가포르.홍콩 등 도시 국가의 보급률이 23%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선호출 서비스의 성장은 거의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순전히 "시장"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통신서비스라는 사업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이 주축이 되는 미래사회에 민간 기업이 전국 또는 특정 지역을 묶는 하나의 통일된 네트워크를 보유한다는 것은 금전적인 실리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보이지 않는 큰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는 논리다.

이와 함께 무선호출이라는 통신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한 기술이라는 종전의이미지를 벗어나 각종 첨단서비스로 응용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사업자 선정 경쟁이 다른 분야만큼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예를들어 무선호출 기술의 첨단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무선호 출망을 이용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개발되거나 무선호출의 개념을 이른바 협대역 PCS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신기술 개발로 이루어진 서비스를 신규서비스로 규정、 별도의 사업권을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사업권 경쟁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통부의 생각은 현재 제2사업자중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경영이 안정 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수도권지역에 1~2개 사업자、 부산지역에 1개 사업자 정도를 허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역사업자보다는 전국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등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무선호출 제3사업권을 둘러싼 재계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다만 그동안 정보통신 분야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 않던 준재 벌급 기업과 92년 제2 사업자 경쟁에서 탈락한 기업들이 조심스레 물밑 작업 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만이 간간이 흘러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에는 청구주택을 모기업으로 하는 청구그룹、 최근 TRS분야에 진출을 추진중인 한보그룹、 정보통신부문의 진출을 적극 모색중인 기아그룹 등이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면서 무선호출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지고 있다.

또한 92년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대호건설 동원산업 아남전자 대농 미원 대유통상 신라투금 제일엔지니어링 국제전열공업 대아건설 한림해운 등도 내부적으로 사업 준비팀을 재정비、 권토중래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연말에 실시될 무선호출 제3사업자 선정은 다른 첨단 통신사업분야와는 달리 기존 통신사업자나 대기업들의 무관심속에 진행될 것이 확실하며 아직까지 정보통신분야의 사업을 가지지 못한 준재벌그룹이나 중견기업들 간에 경쟁을 벌이는 통신사업 구조조정의 "마이너 리그"가 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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